교보생명 상장, 어피너티측 '가압류' 최대 걸림돌

◆ 레이더M ◆
교보생명을 둘러싼 어피너티컨소시엄(FI)과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간 법정 분쟁이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교보생명은 지난달에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기업공개(IPO)와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는데, IPO 향배도 법정 판단이 나와야 보다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교보생명이 상장하기 위해 선행돼야 할 것은 신 회장 지분에 대한 어피너티 측의 '가압류' 해제가 꼽힌다.
교보생명은 한국거래소에서 IPO의 법적 걸림돌이 최대주주인 신 회장에게 어피너티 측이 걸어둔 '주식 가압류'라는 답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어피너티 측은 신 회장 자택과 배당금, 급여, 실물주권 등에 가압류를 건 바 있다. 신 회장 측은 교보생명 IPO 추진을 발표하기 전 서울북부지방법원에 가압류 취소신청을 제기했다. 어피너티 측은 신 회장 측이 풋옵션 가치 산정을 서둘러 이행하라는 내용의 가처분신청으로 맞불을 놨다.
서울북부지법은 지난 10월 말과 11월 초 두 번의 심문기일을 가진 뒤, 서면 자료 제출까지 받은 상태다. 이르면 12월 초에 가처분 인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전망됐지만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신 회장 측 관계자는 "서면 제출까지 완료한 상태에서 추가 요청을 받은 게 없다"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진행되는 분쟁과 함께 해를 넘겨야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되는 분쟁은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이 딜로이트안진 임직원 3명과 어피너티 관계자 2명을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 건이다. 현재 8차 공판까지 진행됐으며, 오는 20일 결심공판을 앞두고 있다. 결심공판은 이달 29일로 예정돼 있었으나 8차 공판에서 20일로 변경됐다. 그러나 1심 선고가 수일 내 날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 측은 "자료 검토 등을 충분히 하기 위해 결심공판 일정을 앞당긴 것이지 연내 선고를 위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판단했다. 어피너티 측도 "가처분신청과 선고 모두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교보생명의 IPO 윤곽도 해를 넘겨야 뚜렷해질 수 있는 셈이다.
양측 간 분쟁의 시작은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앞서 어피너티는 당시 대우인터내셔널로부터 교보생명 지분을 매입하면서 2015년 9월 말까지 교보생명이 IPO를 해야 하며 약속이 이행되지 않으면 풋옵션을 행사해 지분을 정리할 권리를 얻었다. 그러나 교보생명은 IPO를 실시하지 않았고, 어피너티는 2018년 10월 풋옵션을 행사했다. 쟁점이 된 부분은 주식 가격이다. 어피너티 측은 주당 24만5000원에 인수한 교보생명 주식을 40만9912원으로 평가했다. 지난 9월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법원이 "교보생명이 어피너티가 제시한 가격에 매수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정을 내리긴 했지만, 신 회장 측을 향한 풋옵션 유효성 여지를 남겨 놓기는 했다.
[김명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