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매년 12월부터 다음해 초까지 강세를 이어가 '12월에 사는 종목'으로 꼽힌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LG전자 주가는 최근 10년간 연말연시(12월 15일~3월 15일)에 7개년은 상승했고, 3개년은 하락했다. 12월 한 달간 주가 등락으로도 2016년 이후 최근 6년간 한 해(2018년)를 제외하고는 매번 상승했다. 코로나19로 시장이 급락했던 2019년 12월에도 월간 기준 '플러스'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은 애플의 자율주행 전기차 협업 이슈가 부각되며 주가상승폭이 58%에 달했다. 올해 하반기 들어 5개월 연속 하락하며 주가가 부진했지만 LG전자를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LG전자의 연초 주가 랠리는 상고하저 실적의 계절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에어컨 출하량, 신제품 출시 일정, 판매촉진비와 같은 비용 배분 등 때문에 통상 상반기 실적이 하반기에 비해 좋고, 이런 기대감에 연말연시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증권가에서 내놓는 전망도 밝다. 향후 실적 개선 기대가 주가 상승을 떠받치고 있다는 의견이다. 발목을 잡던 피크아웃 우려를 뿌리칠 수 있다는 분석 덕분이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려와 달리 가전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강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프리미엄 시장인 북미 지역 수요가 견조하다"고 설명했다.
LG전자에 대한 피크아웃 우려가 과하다는 근거로 북미시장의 가전제품 수요 확대가 지목된다. 실제 올해 1~10월 미국의 월별 가전제품 출하액을 보면 한 달도 빠지지 않고 지난해 동기를 앞질렀다. 이를 두고 10년 주기로 도는 '가전 사이클'에 대한 기대도 나온다. 2011~2015년 북미 지역 가전제품 출하량은 매년 평균 4.5% 성장률을 기록했는데, 가전제품 사용연한이 10년 정도임을 감안하면 앞으로 3~4년은 더 탄탄한 수요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류비 등 비용 압박이 일시적일 뿐이라는 의견도 주가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 인상은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는 의견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력인 가전 사업을 중심으로 비용 상승 요인이 예상보다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4분기에 대한 눈높이만 낮추고 나면 프리미엄 시장 경쟁력에 기반한 내년 상반기 실적 모멘텀(상승 동력)이 유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급망 재편이 이뤄지는 가운데 애플이 미·중 갈등을 고려해 한국 업체를 선호할 것이란 관측도 주가 상승
[강봉진 기자 / 강민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