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다만 당장 증시 하방 리스크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와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시중 돈줄 조이기를 가속화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 상황이다. 이러다 보니 매수세가 다소 불안정하고 같은 부문이라도 종목별 희비가 엇갈린다. 이런 가운데 월가에서는 연준이 14~15일(현지시간) 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얼마나 강경한 매파 기조를 내비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FOMC 정례회의를 하루 앞둔 13일 뉴욕 증시에서는 대표 주가지수가 일제히 떨어졌다. 다만 '기술주 위주' 나스닥종합주가지수와 '나스닥 상장 100대 우량주' 나스닥100지수가 직전 거래일 대비 각각 1.39%, 1.53%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메타 플랫폼(옛 페이스북)과 '테슬라 경쟁사' 루시드, 미국 오토바이 대장주 할리-데이비슨 등 메타버스·전기차 관련 종목은 상승세가 부각됐다.
이날 메타 플랫폼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1.44% 올라 1주당 334.4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지역은행인 메타 파이낸셜 그룹이 메타 플랫폼 제휴사인 베이지 키 LLC에 '메타' 상표 관련 권리를 6000만달러(약 709억원)에 팔았다고 발표하자, 투자자들이 메타버스 시대를 향한 메타 플랫폼의 강력한 사업 의지에 기대 매수세를 이어간 결과다.
13일 기준 메타 플랫폼은 최근 5거래일 사이 주가가 4.02% 올라서면서 해당 종목이 속한 나스닥종합주가지수(-0.63%)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0.80%) 움직임을 앞지른 상태다. 팩트셋 등 집계에 따르면 월가에서 제시한 메타 플랫폼 12개월 평균 목표주가는 406.31달러다. 현재 시세 대비 22%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보는 셈이다. 올해 10월 페이스북은 모회사 이름을 '메타 플랫폼'으로 바꾸면서 메타버스 사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전기차량과 관련해 13일 뉴욕 증시에서는 오토바이 제조업체 할리-데이비슨 주가가 직전 거래일보다 4.7% 올라 38.5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회사가 산하 전기 오토바이 사업부인 라이브와이어를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인 AEA-브리지스 임팩트에 합병시켜 상장할 것이라고 밝히자 투자자들이 전기 오토바이 사업 수익성에 주목한 결과다. 전기 오토바이는 미국·유럽뿐 아니라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이날 루시드도 나스닥100지수에 편입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3.96% 오른 39.1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100지수는 나스닥거래소에 상장된 100개 우량 기술기업 주가를 추종하는 지수다.
루시드가 나스닥100지수에 실제 편입되는 기준일은 오는 20일이다. 루시드는 올해 7월 스팩 합병을 통해 나스닥거래소에 우회 상장했는데,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합병 과정상 문제를 들어 회사를 조사하기로 하면서 한 차례 주가가 급락한 바 있다.
다만 고급형 전기차인 루시드 에어 세단이 '2021년 모터 트렌드 올해의 차'로 선정됐고, 친환경 전기차 시대에 맞춰 회사가 내년 말까지 보급형 루시드 에어 세단을 출시할 것이라는 소식에 매수세가 다시 모이는 분위기다.
메타버스와 전기차는 최근 뉴욕 증시의 흥행 키워드로 떠올랐다. 다만 부문 내 종목별 희비는 엇갈린다. '전기차 대장주'인 테슬라는 13일 증시에서 주가가 4.98% 하락해 10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이날은 트위터 하나로 가상화폐(코인)와 테슬라 주식을 들썩여온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주간지 타임 선정 '올해의 인물'로 선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날이다. 테슬라 주가는 최근 5거래일 새 7.50% 급락한 상태다.
월가 일각에서는 인플레이션 압박 속에 연준 기준금리가 조기 인상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그간 주가 고평가 지적이 끊이지 않았던 메타버스와 전기차 등 기술주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짐 비앙코 비앙코리서치 대표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1999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후 닷컴 버블이 붕괴됐던 점을 잊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연준은 14~15일 이틀간 열릴 FOMC 회의에서 미국 실물경제를 진단한 후 내년 통화정책(테이퍼링·기준금리 인상 시점 등) 방향에 대해 무기명 투표(점도표)를 한다. 1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급등하는 등 인플레이션 기조가 이어지는 상태이기 때문에 연준으로서는 테이퍼링(연준이 자산 매입 규모를 줄임으로써 시중 유동성 증가 속도를 늦추는 것)을 빠르게 마무리한 후 기준금리도 더 이른 시점에 인상하겠다는 의지를 이번 FOMC 회의를 통해 내비칠 가능성이 크다.
관건은 연준이 얼마나 강경한 입장을 보일지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대체로 내년 9월 연준이 첫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로이터이코노미스트 최근 설문조사를 보면 경제학자들은 연준이 내년 3분기(7~9월)에 기준금리를 0.00~0.25%에서 0.25~0.50%로 한 차례 올리고, 이어 4분기에 한 번 더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보다 앞선 시점도 거론되는데 일례로 시장분석업체 에버코어ISI는 연준이 내년 6월을 시작으로 같은 해 금리를 총
다만 여전히 시장 유동성이 많고, 이로 인해 증시가 하락장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레고리 퍼든 아버스넛 레이섬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금리가 오르면 주가가 떨어지는 것이 공식 같지만 연준이 금리 인상에 나서더라도 아주 강경하게 나오지 않는 이상 주가는 오를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