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지난 10일 이사회를 열고 지주사 포스코홀딩스와 철강 사업회사 포스코로 분할하는 내용의 지주사 전환 안건을 의결했다. 철강 사업을 물적분할해 신설회사로 설립하고, 지주사(포스코홀딩스)의 100% 자회사로 두겠다는 것이다. 내년 1월 28일 임시 주주총회를 통과하면 3월 1일에 분할이 완료된다.
포스코 주가 흐름은 핵심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하겠다고 밝힌 후 일정 기간 주가가 부진했던 주요 상장사 모습과 다르다. 포스코 주가는 지난 1일 지주사 전환 추진 소식이 증시에 알려지며 6.13% 올랐고 이후 하루(10일)를 제외하고 연일 주가가 오르며 이달 들어 10%가량 상승했다.
반면 LG화학은 지난해 9월 16일 배터리 사업 부문(현 LG에너지솔루션)을 물적분할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후 당일에 5.37%, 다음날(9월 17일)에도 6.11% 주가가 떨어지며 이틀 새 11%나 급락했다. 급락 전 수준(2020년 9월 15일 종가 72만6000원)을 회복하는 데는 두 달가량 걸렸다.
지난 7월 초 역시 배터리·석유 사업 부문을 분사하겠다고 밝혔던 SK이노베이션도 이를 공식화한 당일(2021년 7월 1일) 8.8% 급락한 후 다음날(7월 2일)에는 보합 수준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6월 주요 사업 부문인 ADAS(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사업부를 물적분할하겠다고 밝힌 만도는 직후 거래일(6월 10일)과 다음날(6월 11일) 각각 11.17%, 1.38% 주가가 하락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포스코의 물적분할이 기존 상장사와 다른 점을 주목하고 있다. 기존 상장사들이 핵심 사업 부문과 신설 법인 상장을 통한 자금조달에 분할 목적이 있던 것과 달리 포스코는 이런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며 주주가치 희석에 따른 우려를 잠재웠다는 평가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물적분할을 통한 지주사 체제 전환은 향후 물적분할 법인 상장에 따른 기존 주주들의 주주가치 희석에 대한 우려가 있어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며 "포스코는 물적분할 후 지주사 산하 사업 법인들 상장을 지양할 것이라는 입장으로 철강 사업법인 정관에 '제3자 배정' 및 '일반 공모' 등 상장에 필요한 규정을 포함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증권사는 물적분할 결정에도 불확실성이 남아 있으며 2차전지, 수소 등 신사업이 부각될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며 목표주가를 내리기도 했다. 박광래 신한금융
[강봉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