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미래에셋은 안방보험에 지급했던 계약금 5억8000만달러와 소송비용 등을 합쳐 7000억원을 돌려받을 전망이다.
미국에서 중국 굴지의 금융사와 벌인 대규모 소송에서 미래에셋이 완승을 거둔 셈인데, 법조계와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앞으로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우리 기업들이 참고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국 호텔 인수 관련 안방보험과의 소송에서 1심 판결에 이어 대법원 판결에서도 최종 승소했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운용에 따르면 미국 델라웨어주 대법원은 8일(현지시간) 매수인(미래에셋)의 동의 없이 호텔 폐쇄 및 직원 해고 등 영업의 극적인 변화를 취한 매도인(안방보험)의 조치가 통상영업확약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매수인의 계약 해지를 인정한 델라웨어주 형평법원 1심 판결을 확정했다.
소송을 대리한 피터앤김의 한민오 변호사는 "안방보험이 매각하는 호텔에 대한 권원보험을 발급받지 못한 게 미래에셋이 승소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며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절대적 의무인 호텔 영업을 이행하지 않고 문을 닫은 것도 계약불이행에 해당한다는 게 재판부의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은 2019년 9월 중국 안방보험으로부터 미국 주요 거점에 위치한 5성급 고급 호텔 15개를 58억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 5억8000만달러를 지급했다. 해당 거래는 애초 2020년 4월 17일 종결될 예정이었다. 한국 금융사인 미래에셋이 7조원의 자금을 동원해 미국 주요 호텔을 대규모로 보유하게 되는 역사적인 거래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하지만 역사적 거래는 이내 소송전으로 번졌다. 안방보험이 호텔의 비정상적인 영업과 소유권 분쟁사항 등을 미래에셋에 제대로 알리지 않는 등 거래 종결 선결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미래에셋은 매매계약서에 따라 채무불이행을 통지했고, 안방보험이 15일 이내에 계약 위반 상태를 해소하지 못하자 2020년 5월 3일 매매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그사이 안방보험은 미래에셋이 거래 종결을 위한 대금 납부를 하지 않는다며 2020년 4월 27일 델라웨어 형평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미래에셋은 응소 및 반소를 제기하며 계약금 반환을 주장했다.
지난해 12월 1일 1심 법원은 안방보험의 호텔 매매 대금 납입 이행 청구를 모두 기각하는 판결을 내렸다. 미래에셋의 계약 해지 조치가 정당했다는 뜻이다. 계약 해지의 모든 책임이 안방보험에 있다는 취지였다.
안방보험은 이에 불복해 지난 3월 항소했다. 하지만 지난 8일 델라웨어주 대법원도 미래에셋 손을 들어주며 계약금 5억8000만달러와 이자, 거래 관련 지출 및 변호사 비용 등을 모두 안방보험이 지급하라는 최종 판결을 내렸다. 미래에셋의 완벽한 승리라는 평가가 나오는 대목이다.
미래에셋의 완벽한 승리는 해외 부동산에 투자할 때 철저한 계약관리가 중요하다는 교훈을 남겼다. 한 변호사는 "계약 체결 단계에서는 알 수 없었던 문제가 계약 이후 발견됐다"며 "미국 부동산 거래를 할 때는 등기부가 없어 권원보험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건도 안방보험이 15개 호텔 소유권을 보험사로부터 인정받는 권원보험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에 소송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였다.
미래에셋이 돌려받을 7000억원은 현재 에스크로
[문지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