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가 3000선이 깨지며 2822.73까지 내려간 지난달 23일부터 30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KODEX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였다. 개인 투자자들은 6거래일 동안 무려 3986억원을 순매수했다. 해당 상품은 코스피200지수 일별 수익률을 2배씩 추종한다. 오미크론 이슈로 지수가 급락한 지난달 26일 이후 3거래일 동안 순매수한 규모만 3267억원에 달한다.
개인 투자자들은 반대로 코스피가 7거래일 연속 상승한 이달 들어선 곱버스 상품을 가장 많이 사고 있다. 12월 1일부터 9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200지수 하락 시 두 배로 수익이 나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를 6182억원 순매수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해당 기간 사들인 곱버스 금액 규모는 순매수 2위인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 상품보다 2.4배 많은 수준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지수가 하락할 땐 레버리지를, 상승할 땐 곱버스 상품을 쇼핑하는 전략을 사용하는 모습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의한 긴축 정책이 현실화되고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여전히 현재진행 중이란 점에서 당분간 박스권 장세가 진행될 것이란 분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코스피가 2700~2800선에서 지지선을 형성할 것이라고 분석하면서도 상승 동력 또한 제한적일거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오는 16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인플레이션 싸움꾼'으로 변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매파적 메시지를 낼 수 있다. 이 경우 증시엔 단기 하락 재료로 작용될 가능성이 높다.
결과적으로 지난달 말 개미들의 지수 상방 베팅은 성공적이었다. 이달 들어서만 코스피가 6%대 불반등을 했기 때문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담았던 KODEX 레버리지 상품도 이달 들어 15.3% 올랐다. 만약 향후 코스피가 3000선을 지지하지 못하고 하락 추세를 탈 경우 최근 곱버스를 담았던 개인 투자자들의 전략도 성공하게 된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개미들과 다른 선택을 하는 중이다.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은 KODEX 레버리지 상품을 1037억원 순매수했고 곱버스 상품을 742억원 순매도했다. 향후에도 코스피가 상승 흐름을 유지할 것이란 생각을 가진 것으로 추정되는 매동 형태다.
[차창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