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호 툴젠 대표 [김호영 기자] |
9일 증권가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전날 툴젠의 코스닥 시장 상장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툴젠은 이날 거래를 끝으로 코넥스 시장에서 상장폐지되고 내일인 10일부터 코스닥 시장에서 거래된다.
툴젠은 유전자가위라는 유전자교정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현재 코넥스에 상장한 131개 종목 가운데 시가총액 1위다. 툴젠의 시가총액은 6830억원으로, 2위 시그넷이브이(2787억원), 3위 선바이오(2611억원)를 합친 것보다도 1000억원 이상 크다. 툴젠의 코넥스 시총 비중은 11.9% 수준이다.
코스피, 코스닥에 이어 국내 증시 3부리그격인 코넥스 시장을 주름잡았던 툴젠이지만 IPO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툴젠은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25~26일 진행된 기관 수요예측에서 경쟁률은 29.54대 1에 그쳤다. 올해 들어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IPO를 진행한 97개 기업 가운데 가장 낮은 경쟁률이다. 툴젠 다음으로 케이카(40.0대 1), 아이패밀리에스씨(63대 1), 리파인(64대 1) 순이었다. 지난달 IPO 기업의 평균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 1294대 1과도 큰 격차가 있다.
지난 2~3일 진행된 일반 청약 공모에서도 반전이 없었다. 툴젠은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이 공모주를 되사주는 환매청구권(풋백옵션)이 적용됐다. 이 때문에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은 다를 수 있다는 희망은 있었지만 경쟁률은 164.13대 1이 나왔다. 11월 IPO 기업의 평균 청약 경쟁률 1123대 1을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공모주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기준가격 마법'은 적용되지 않는다. 툴젠은 이날 코넥스에서 공모가의 130%를 훌쩍 뛰어넘는 10만9000원에 마감했기 때문이다.
코넥스에서 코스닥에 이전상장하는 기업은 주가의 연속성을 위해 코넥스 주가를 토대로 기준가격을 산정한다. 다만 코넥스 주가가 공모가와 30% 이상 괴리가 발생하면 공모가를 기준가격으로 한다. 공모주 투자자 입장에서는 코넥스 주가가 공모가의 30% 바로 밑에서 형성되는 게 유리하다. 기준가격이 올라가 상장 첫날 주가가 급락하더라도 공모가 아래로는 떨어지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툴젠은 공모가가 7만원이다. 코넥스 주가가 공모가의 30%인 9만1000원을 넘지 않는 9만900원이었다면 신주 발행을 감안해 기준 가격은 공모가 7만원보다 높은 8만8100원이 됐다. 시초가는 기준가격 8만8100원의 90~200% 사이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시초가가 최소 7만9300원 이상이 된다. 하지만 일반 청약 기간 9만원선이던 주가가 10만원대로 뛰면서 '기준가격 마법'의 가능성은 사라졌다.
코넥스 이전 상장기업들은 대체로 코스닥 상장 첫날 주가가 부진한 편이었다.
최근 6개월새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한 기업들은 라온테크, 에브리봇, 엠로, 에이비온, 에스앤디, 바이옵트로 총 6곳이다. 이중 에브리봇(-17.4%), 에이비온(-7.6%), 에스앤디(-22.5%), 바이옵트로(-16.1%) 등 4곳이 공모가 대비 상장 첫날 종가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그나마 수익이 난 라온테크(13.9%), 엠로(25.2%) 등도 수익률이 높은 편은 아니었다. 최근 6개월간 코스닥에 상장한 전체 50개 종목의 상장 첫날 평균 수익률은 43.2%였다.
코넥스 출신 종목들의 상장 첫날 주가 성적이 좋지 않은 것은 다른 신규 상장 종목에 비해 유통 가능 물량이 더 많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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