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세탁방지 업무(AML)'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면서 금융권의 인재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기존 금융권은 물론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대상에 포함된 가상자산거래소들이 앞다퉈 전담부서를 신설하는 등 채용을 늘리는 추세다. 세계적으로 자금세탁방지 규정이 강화되고 있는 데다 우리나라는 분단상황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더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받는다. 앞으로도 자금세탁 방지 전문가 부족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9년부터 발빠르게 전문교육과정을 개설해 자금세탁 방지 전문가를 배출해온 '이화-매경 AML과정'은 8일 3기 수료생 25명을 배출했다. 김효근 이대 경영대학장은 "1기부터 약 90명의 전문가가 우리 교육과정에서 나왔다. 한국 사회가 필요로 하는 지식을 잘 모아서 필요로 하는 분들에게 전달한다는 우리 소명을 다한 것 같아 뿌듯하다"면서 "지식경영과정, 협상전략 전문가과정 등 그동안 이화와 매경이 만든 좋은 교육 프로그램이 많은데, 우리 AML과정도 한국 금융의 오아시스이자 대들보가 될 인재들을 많이 배출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신경식 이대 대외부총장도 "금융권에서 자금세탁방지 업무가 날로 중요해지는 것을 실감한다. 2000년 초 제대로 된 보고시스템도 없던 시절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라며 싱가포르에 가서 국제 자격증까지 따면서 시스템을 설계하던 일화를 소개했다. 신 부총장은 또 "최소한의 인력만 배치하던 예전과 달리 이젠 인재가 없다고 아우성이다. 우리 졸업생들이 많이 활약해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서양원 매일경제신문 전무는 "오늘 수료하신 여러분 같은 전문가들이 없다면 소속회사, 산업, 안보 시스템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인재라는 자부심을 가지셔도 좋다"면서 "현업에서 바쁘게 뛰실 때에도 이화-매경 AML과정 3기라는 것을 잊지 마시고 우리나라 자금세탁 방지를 위해 열심히 뛰어달라"고 당부했다.
이길성 금융감독원 자금세탁방지실 실장은 "국내 가상자산 이용자만 1500명에 달한다. 우리 사회가 점점 자금세탁 위험이 높은 쪽으로 바뀌고 있다는 뜻"이라며 "국내 금융환경에 특화된 전문가과정이라는 점, 턱없이 부족한 이 분야 전문가를 키우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매우 의미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수료식은 코로나 19 방역지침에 따라 영상회의로 진행됐다. 수료생 대표로 나선 신선미 KB국민은행 자금세탁방지부 부장은 "전문역량을 키울 수 있고 내실을 다질 수 있는 의미있는 교육과정이었다. 코로나19로 동기들과 자주 만나지 못해 아쉽지만, 현업에서 일하면서 만나면 반갑게 인사하고 교류하고 지냈으면
교육과정을 총괄한 우용상 주임교수(이대 경영대 교수)는 "코로나로 힘든 환경에서 어려운 교육과정을 잘 따라와준 수료생들에게 감사하다. 자금세탁방지 전문가 수요가 계속 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깊이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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