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가 서울 일부 지역 아파트값이 '하락직전' 상황에 처했다고 경고했다.
홍 부총리는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관계장관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사전청약, 2.4대책 예정지구 지정 등 주택공급 조치와 지난 11월25일의 기준금리 인상 조치, 가계부채 관리 강화 등으로 최근 주택시장의 안정화 흐름이 보다 확고해지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매매시장의 경우 서울은 일부 지역에서 아파트 가격이 하락 진입 직전 수준까지 안정되고 11월 실거래의 절반이 직전 거래 대비 보합 내지 하락했으며 지방은 세종·대구를 비롯해 가격하락 지역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홍 부총리가 언급한 아파트값이 하락 직전 상황인 서울 지역은 11월 다섯째주 집값 상승폭이 직전주 대비 보합 수준을 보인 강북구(0.00%), 관악구(0.01%), 광진구(0.03%), 금천구(0.04%) 등이다. 또 지방의 주요 하락 지역은 세종(▲0.26%), 대구(▲0.03%), 전북 김제(▲0.18%), 경북 영주(▲0.11%) 등이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특정지역의 '가격하락'을 운운하는 것이 경제를 총 책임지는 공직자로서 적절한 것이었는지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시장이 안정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홍 부총리의 의도는 알겠지만 모든 국민이 집값하락에 행복해하는 것은 아님을 알아야한다"며 "부총리가 집값 하락이 임박했다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이는건 보기에 안좋다"고 꼬집었다.
지난해 말 서울 노원구에 집을 산 한 직장인은 "가뜩이나 가격을 낮춘 거래가 이어지고 있어 영끌 매수한 집값이 떨어질까 노심초사인데 부총리가 직접 '집값 하락한다'고 부채질하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착잡하다"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모두 발언을 통해 주택시장이 안정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지표로 경매시장 낙찰률을 함께 언급했다. 홍 부총리는 "매수심리를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11월 아파트 경매시장에서의 낙찰률은 62.2%로 연중 최저 수준이며 평균 응찰자 수도 2.8명으로 2000년대 이후 최저수준까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전세시장의 경우도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홍 부총리는 "전세시장의 경우 입주물량 증가, 대규모 정비사업 이주 종료 등으로 지난 해 8월 임대차법 시행 이후 최다 매물이 출회되고 가격 상승세도 지속 둔화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10월 대비 11월 매매시장 전망에 대한 부동산 업소들의 대답을 분석한 결과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응답 비중은 30.4%에서 8.9%로 떨어졌으며 가격하락을 전망한 비중은 4.4%에서 20.4%로 크게 올랐다"고 말했다.
주택공급 사업도 차질없이 진행중이라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이달 중 첫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재개발 후보지 25곳, 2만6000가구 내외를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민간재개발은 사업성이 비교적 양호한 지역 등을 대상으로 공공이 절차 단축을 지원해 사업 속도를 내는 사업이다. 지난 9∼10월 첫 후보지 공모 이후 심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어 "신속통합기획 후보지로 선정되지 못한 지역은 주민이 원할 경우 공공재개발 공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후보지 발표 때 시장 불안 요인 차단 방안도 함께 마련하겠다"며 ""향후 공공재개발과 신속통합기획 민간재개발 사이 협업과 연계를 더욱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공공재개발은 사업성 문제 등으로 사업이 정체된 지역에 공공이 참여해 용적률 규제 완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데, 앞서 수도권 29곳, 3만4000가구의 1차 후보지를 지정했다.
그동안 복잡하게 나뉘어있던 공공임대주택 유형을 하나로 통합한 '통합공공임대' 공급도 서두르겠다고 약속했다. 홍 부총리는 "통합공공임대는 '질 좋은 평생주택'을 실현해 나가기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라며 "30년 거주를 보장해 이사 걱정 없이 내 집처럼 살 수 있도록 하고 거주중 소득수준이 점차 증가하면서 발생했던 퇴거 리스크도 해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통합공공임대는 영구임대·국민임대·행복통합주택 등 여러 유형으로 복잡하게 운영되던 기존 공공임대를 수요자 관점에서 재설계한 것으로 입주자격 및 기준을 단일화하고 3~
홍 부총리는 "내년 1월 중 과천 지식정보타운, 남양주 별내 등 선호 입지에 1181가구 규모의 첫 입주자를 모집하는 것을 시작으로 향후 매년 7만가구 수준의 물량을 통합공공임대로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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