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축 부문 대상을 수상한 한양의 정부세종청사 체육관. [사진 제공 = 한양] |
"공공사업으로 넉넉지 않은 공사비에도 세종의 새로운 랜드마크를 만들어냈다. 중견 건설사의 저력을 보여줬다."(건축 대상작 심사평)
국내 최고 귄위의 토목·건축 분야 시상식으로 올해 17회를 맞은 '토목건축기술대상'이 출품작들에 대한 호평 속에 심사를 마무리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경쟁력 있는 출품작이 적을 것이란 우려도 있었지만 각 건설사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출품한 작품들로 치열한 경합이 펼쳐졌다. 대우건설의 '카중굴라 교량(토목 부문)'과 한양의 '정부세종청사 체육관(건축 부문)'이 각 부문 대상을 차지했다.
토목 부문 대상을 수상한 대우건설의 카중굴라 프로젝트는 아프리카 보츠와나와 잠비아를 잇는 길이 923m, 폭 18.5m 교량을 건설하는 공사다. 교량과 함께 접속도로 687m, 단선철도 2170m를 건설해 남부 아프리카 최대 공사 규모였다. 2014년 12월 착공한 이 프로젝트는 69개월이라는 공사 기간을 거쳐 지난해 9월 완공됐다.
열악한 기후 환경과 기반 시설로 건설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모든 자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항에서 들여와 2000㎞를 육로로 수송해야 했다. 전기도 툭 하면 끊겼다. 잠비아가 정전되면 관세를 내고 보츠와나의 전기를 끌어다 썼다. 보츠와나와 잠비아 정부가 공사비를 제공했는데, 국제 구리 가격 하락으로 잠비아 정부 재정이 어려워지면서 공사비 지급이 1년 이상 지연되기도 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국내 건설 기술력은 빛났다. 카중굴라 교량은 철도와 도로가 함께 지나기 때문에 일반 교량보다 진동 강도가 높다. 대우건설은 이 교량을 '엑스트라도즈 교량(Extradosed Bridge)'으로 설계했다.
엑스트라도즈 교량이란 기둥 사이 상판인 '거더'를 보강하는 케이블이 사장교의 케이블처럼 주탑에 정착된 교량을 말한다. 이 기술을 통해 진동을 효율적으로 제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 토목 부문 대상을 수상한 대우건설의 카중굴라 교량 전경. [사진 제공 = 대우건설] |
건축 부문에서도 화려한 국내 건설사들의 기술력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 부문 대상을 수상한 한양의 정부세종청사 체육관은 세종시의 '새로운 랜드마크'를 제시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지하 2층~지상 2층, 연면적 3만6106㎡ 규모의 이 건물은 '클로버' 형태로 알루미늄 시트 1만2000장이 외벽에 부착돼 화려한 외관을 뽐낸다.
한양은 에너지와 유지관리비 절감으로 지속가능한 복합편의시설을 구현하는 데 힘썼다. 전동 개폐창을 적용해 건물 환기 성능을 55%까지 높였고, 외벽 단열 두께를 늘리고 지붕 바닥 단열 기능을 향상해 단열 성능을 최대 24%까지 끌어올렸다. 지붕 일체형 태양광발전시스템(BIPV)을 통해 에너지 발전량을 52.8% 늘리기도 했다.
한양은 250t에 달하는 철골 구조물(링 트러스)을 지상 조립한 뒤 공중에서 인양해 설치하는 시공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초고층 복합빌딩을 짓는 과정에서 보편화된 건축정보모델(BIM) 3차원(3D) 스캐너를 통해 철골 구조물 인양을 사전 검토하는 작업을 거쳤다.
심사에 참여한 공사 현장 관계자는 "다목적홀은 250t, 풋살장은 230t의 철골 구조물을 인양했고, 바닥 30㎝ 높이에서 무전기로 교신해가며 작업했다"면서 "안전관리도 수월하게 이뤄져 좋은 시공 작업 사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첨단 기술의 향연이 펼쳐진 '중이온 가속기 시설 건립공사'(포스코건설)와 어려운 지하 공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테헤란로 237개발사업'(현대건설), 친환경 건축 기술로 주목받은 '한국발전인재개발원 신축 공사'(화성산업)가 건축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고, 고속국도 제14호선 제7공구 시공을 맡은 DL이앤씨가 토목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건축 부문 우수상은 GS건설의 '방배그랑자이', 토목 부문 우수상은 한화건설(고속국도 제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