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신용평가사 무디스와 한국신용평가는 한국 은행들이 탄소배출량이 높은 산업에 대출하는 자금이 많다고 평가했다. 또 한국 금융기관이 코로나19 피해로부터 피해 복원력이 뛰어난 편이라고 분석했지만, 가계와 기업의 부채 증가 폭이 크고 속도도 빨라 자칫 자산건전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7일 열린 한국 신용전망 미디어 브리핑에서 무디스와 한국신용평가는 '팬데믹 이후 은행 및 비은행 금융기관의 장기적 리스크' 세션에서 이같은 평가를 내렸다.
옥태종 무디스 수석 애널리스트는 "G20 은행권 대출 자산에 대해 분석한 결과 19%가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산업군에 집중돼 있었는데 한국의 경우 22%로 이보다 소폭 높았다"고 말했다. "한국 은행들도 해외 자금 조달이 상당하고 ESG에 대한 투자자 요구가 늘 것으로 보이면서 능동적이고 선제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향후 탄소중립 정책이 강화되면서 자산 건전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무디스는 기업 대출과 가계대출이 매우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봤다. 옥 애널리스트는 "한국은 아시아 국가 중 GDP 대비 부채 비율이 높으면서 증가 속도도 빠르다"며 "아직은 한국의 자산건전성이 다른 국가 대비 우려되는 수준이라 할 수 없으나 향후 경기와 정부 정책에 따라 자산 건전성에 큰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캐피탈사와 신용카드사의 리스크를 보다 자세히 점검했다. 비은행 금융업종은 상대적으로 고위험군 고객의 비중이 높아 자산 건전성에 대한 더 자세한 점검이 필요하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대책으로 캐피탈사가 자본을 확충해 자본적정성을 개선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부채를 늘려 자산을 성장시키는 방안이 제한됨으로서 수익성을 늘려 자산순이익률(ROA)을 유지하려는 움직임이 나올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노재웅 한국신용평가 금융·구조화평가본부 실장은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지난 2월 여신전문금융회사 중 비(非)카드사의 레버리지 한도를 10배에서 8배로 줄이는 등의 조치를 취한 덕분에 지난 9월까지 캐피탈사의 자본이 확충된 부분은 있다"고 말했다. AA급 캐피탈사들의 자본 대비 자산 비율은 올해 초 8배에 육박했으나 지난 9월 이 수치는 7.4로 떨어진 상황이다.
이어 노 실장은 "규제로 기존 고레버리지 전략을 구사하던 상위권 캐피탈사를 중심으로 고수익·고위험 자산을 편입하는 것은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대출, 기업 대상 투자금융 등 비가계대출은 여신 규모가 크고 유동화가 어려워 소규모로 부실이 발생하더라도 건전성 지표가 크게 저하될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신용카드업계는 강화된 대출규제로 외형 성장이 줄고 수익성도 악화할 수 있다고 전망됐다. 총량 규제 한도와 DSR 규제가 평가잔액을 감소시킬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금리가 인상되고 코로나19로 인해 일시적으로 유예됐던 대출 상환이 다가오면서 자산 건전성에 대한 우려 역시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위지원 한국신용평가 금융·구조화평가본부 실장은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가계대출이 2~3년 간 빠르게 증가한 이후에는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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