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는 1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개최하고, 차기 국민은행장 후보로 이재근 부행장을 추천했다. 기존 허인 행장의 임기는 12월로 끝난다. 허 행장은 지주 부회장으로 승진할 예정이다.
이재근 후보는 서강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 경제학과 KAIST 금융공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또 영업그룹 대표와 경영기획그룹 대표(전무), 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상무) 등 그룹 내 핵심 요직을 두루 거쳤다.
금융권에선 KB금융이 이번 발탁 인사로 은행 내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그룹 내 세대교체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고 보고 있다.
일단 50대 중반인 이 후보가 행장으로 발탁되면서 국민은행 부행장단은 6명이 됐는데, 이 중 하정 자본시장그룹 부행장(1967년생)만 이 후보보다 나이가 어리다. KB금융의 이 같은 메시지는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둔 KB금융그룹 내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 금융그룹 내에는 13개 계열사가 있는데 이 중 국민은행을 비롯해 8곳 금융사 9명의 대표 임기가 올해 말로 끝난다. 이 중 허정수 KB생명보험 대표(1960년생)를 비롯해 신홍섭 KB저축은행 대표(1962년생),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1961년생)와 박정림·김성현 KB증권 공동대표(이상 1963년생)가 모두 차기 국민은행장보다 나이가 많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부 CEO는 '2+1년' 임기를 마쳤기 때문에 교체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등 금융권 전체에 미치는 파장도 크다. 1966년생인 이 후보가 새 국민은행장으로 확정된다면 5대 시중은행장 중 최연소가 된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1961년생이며, 권광석 우리은행장과 권준학 NH농협은행장은 1963년생, 박성호 하나은행장은 1964년생이다.
또 KB금융은 차기 국민은행장이 MZ(밀레니얼+Z)세대가 원하는 플랫폼 개발에 주력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후보는 그동안 그룹 주요 안건을 논의하는 회의체인 '경영관리위원회' 멤버로서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과도 소통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은 이 후보가 2013년 이후 2년 동안 판교테크노밸리지점장으로 '필드'(영업 전쟁터)를 경험한 후 작년부터 은행 영업그룹 이사부행장을 거치며 영업 경력이 풍부한 점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 후보가 영업그룹을 맡은 이후 국민은행의 순이익과 재무건전성 지표는 모두 수직 상승한 것으로 나온다.
2019년 3분기 국민은행의 누적 순익은 1조8824억원이었는데 올해 들어 3분기 누적 순익은 2조2003억원으로, 실적이 2년 새 17% 늘었다. 은행 자본으로 얼마만큼 영업을 잘했는지를 말해주는 자기자본이익률(ROE) 역시 같은 기간 8.67%에서 9.53%로 높아졌다.
대추위가 차기 은행장 후보로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