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금금리 연 3%' 준다길래 가입했는데 이자가 고작 1만9500원…왜 이런일이?

↑ [사진 = 하나은행]

#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 A씨는 00은행에서 월 10만원씩 만기 1년, 금리 3%의 정기적금 상품에 가입했다. 하지만 매월 적금에 꼬박꼬박 납입했지만 만기 때 받은 이자는 고작 1만9500원에 불과했다. A씨는 납입금액 120만원 기준 1.6%에 해당하는 금액을 받고 허탈해 했다.
A씨처럼 적금상품의 경우 적립액이 점차 증가하는 구조인 이유로, 실제 수령 이자는 금융소비자 기대에 훨씬 못미치는 경우가 많아 민원이 속출하고 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24일 '우대금리 금융상품 가입 관련 소비자 주의보'를 발령했다.
금감원이 5대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의 특판 예·적금(2020년 이후 출시) 우대금리 제공실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만기 도래한 21개 상품의 경우 실제 고객에 지급된 금리는 가입 때 안내한 최고금리 수준의 평균 78%에 불과했다. 더욱이 2개의 금융상품의 경우 최고금리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이는 최고금리(기본금리+우대금리) 적용을 받기 위해서는 오픈뱅킹 등록이나 제휴상품 이용실적 달성, 연금이체 실적 등 복잡하고 달성이 어려운 우대금리 지급 조건 충족이 필요한 데 따른 영향이다.

또 은행들이 대형마트나 카드사, 여행사 등과 제휴해 취급한 금융상품의 경우 지난 9월말 기준 우대요건을 충족한 고객 비율은 7.7%에 불과했다. 제휴사 상품이나 서비스 이용실적에 따라 우대금리를 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 조건을 충족하기 어렵거나 불입한도, 가입기간 제약 등으로 혜택이 적다고 판단한 고객이 스스로 우대금리 요건 충족을 포기했기 때문이라는 게 금감원의 분석이다.
심은섭 금감원 팀장은 "지난해 상반기 중 판매한 특판 예·적금 20종의 경우 중도해지 비중이 21.5%에 달했다. 특히, 중도해지 계좌는 우대금리 적용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패널티 금리가 적용, 평균 0.86%의 금리만 지급됐다"며 "이는 만기 시 금리 4.5%의 19.1%에 불과한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원이 많이 발생하는 금융상품에 대해서는 상품설명서 등 안내자료 작성을 내실화하고 설명의무를 충실히 하도록 지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