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압구정 3구역 조합에 따르면, 조합은 최근 조합원들에게 보낸 문자에서 "서울시 주관으로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는 신속통합기획정책 설명회와 조합 업무보고회를 오는 26일 오후 5시 30분에 압구정고등학교 체육관에서 개최하오니 많은 참석을 바랍니다"라고 공지했다. 설명회가 곧 신속통합기획 참여로 연결되는 건 아니지만 대한민국 최고 부촌에서도 관심을 갖는다는 점에서 상징적이다.
3구역은 압구정 중에서도 한가운데에 위치하며 면적도 가장 크다. 3구역은 현대1~7차와 10·13·14차, 대림빌라트까지 합해 4065가구로 '구현대'로 불리는 압구정 재건축 중 가장 규모가 큰 구역이다. 올 상반기 80억원 거래로 주목받은 곳이기도 하다.
설명회는 조합 측이 서울시에 요청해 이뤄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조합 측에서 신속통합기획 주민설명회를 요청해 설명회를 개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조합이 동의서를 걷는 단계는 아니고 관심을 내비치는 단계다. 압구정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서울시에서 민간 주도로 한다고 하니 들어보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단기간에는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졌던 압구정 재건축이 무섭게 속도를 낸 건 작년 말부터다. 올 초 실행될 것으로 예상된 '2년 실거주'라는 규제가 오히려 재건축 속도를 앞당긴 것이다. 작년 정부의 6·17 부동산 대책에 따라 투기과열지구에서 조합 설립 인가를 신청하지 않은 재건축 단지는 조합원이 조합 설립 인가 전에 2년 이상 실거주해야만 분양권을 받을 수 있게 했다. 그러자 압구정에 조합 설립 붐이 일었다. 관련 법이 올 상반기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조합 설립을 빠르게 마쳐 규제를 피한다는 계산이었다. 결국 이 규제는 여당에서 자체 폐기하면서 실현되지 못했다. 인근 재건축 관계자는 "실거주 규제를 강제하는 법안이 작년 말 국회에 올라가고, 올해 상반기엔 통과될 것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 역사에서 이 지역은 강남 아파트 가격을 주도해온 곳"이라며 "재건축이 진행되면 강남 지역 아파트의 역사를 미리 보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준 기자 /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