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오피스텔과 상업용 건물 기준시가가 각각 8.06%, 5.34% 오른다. 서울 오피스텔은 7.03%, 경기 오피스텔은 11.91% 올라 상승 폭이 전년보다 확대된 가운데, 전국 오피스텔 기준시가 상승률은 14년 만에 최대폭으로 집계됐다.
19일 국세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2년 오피스텔 및 상업용 건물 기준시가에 대한 고시 및 열람·의견 제출 계획을 발표했다. 고시 대상은 수도권과 대전·광주·대구·부산·울산, 세종시 소재 오피스텔 및 상업용 건물이다. 각각 100실 이상 또는 면적 3000㎡ 이상 건물이 고시 대상이다.
전국 기준 국세청 기준시가는 오피스텔이 8.06%, 상가가 5.34% 상승했다. 지역별로 보면 오피스텔은 서울이 7.03%, 경기가 11.91% 상승해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대전(6.92%), 인천(5.84%), 부산(5.03%) 등이 뒤를 이었으며, 울산은 -1.27%를 기록해 고시 대상 지역 중 유일하게 오피스텔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 오피스텔의 가격 상승 폭은 2008년 8.3%를 기록한 이후 14년 만에 가장 가파르게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오피스텔 기준시가를 높여봐야 시장 안정화 효과는 거의 없을 것"이라며 "비싼 오피스텔에 산다고 해도 서민인 경우가 있는데, 이들에게 세금을 더 물리는 게 바람직한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상가 가격은 서울이 6.74% 상승해 가장 상승 폭이 컸다. 부산(5.18%), 경기(5.05%), 대구(3.31%) 등도 상승 폭이 가팔랐으나 세종시는 전년 대비 고시 가격이 1.08% 하락했다.
국세청은 19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기준시가를 사전에 열람한 뒤 이의를 제출받고, 올해 12월 31일에는 기준시가를 최종 고시할 예정이다. 기준시가는 상속 및 증여세를 부과할 때 가까운 시기에 거래가 없어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 활용된다. 양도소득세를 과세할 때도 취득 당시 실거래가를 확인할 수 없으면 활용된다.
기준시가 14년만에 최대폭 껑충
경기 11.9%로 세배 '폭등'
상가도 3년만에 가장많이 올라
아파트 공시가격 인상 이어
오피스텔도 '시세 반영' 속도
과세당국이 오피스텔 기준시가를 14년 만에 최대폭으로 끌어올리면서 투자자들의 세금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피스텔 기준시가는 양도소득세와 상속·증여세를 계산할 때 기준이 된다. 취득 당시 실거래가액이나 시가를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 이를 활용한다. 정부가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현실화하겠다는 것을 명분으로 오피스텔에 대해서도 과세 압박을 본격화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국세청은 '2022년 오피스텔 및 상업용 건물 기준시가(안)'를 통해 내년 오피스텔과 상업용 건물 기준시가가 전년 대비 각각 8.06%, 5.34% 올랐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대로 기준시가가 오르면 오피스텔은 2008년 8.3% 이후 14년 만에, 상업용 건물은 2019년 7.57% 상승한 이후 3년 만에 최대폭의 상승률을 보이게 된다. 지역별로는 서울(5.86%→7.03%)과 경기(3.20%→11.91%), 인천(1.73%→5.84%) 등 수도권을 비롯해 대전(3.62%→6.92%), 부산(1.40%→5.03%) 등 지방 광역시도 전년 대비 오피스텔 기준시가 상승폭을 키웠다.
최근 5년만 두고 봐도 내년 오피스텔 기준시가는 상승률이 두드러진다. 2022년 오피스텔 기준시가는 올해 상승률(4%) 대비 2배 이상 급등했고, 지난해 상승률인 1.36% 대비 6배에 달한다. 상업용 건물 또한 올해 기준시가 상승률(2.89%)의 2배에 육박한다.
현재 상가와 오피스텔의 양도세와 상속·증여세는 시가로 과세하지만, 이를 확인할 수 없을 땐 국세청이 정한 기준시가를 과세 기준으로 삼는다. 이에 따라 대형 상가나 오피스텔을 팔거나 증여할 때 올해보다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아파트뿐만 아니라 오피스텔도 '시세'를 기준으로 과세 체계를 잡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드러난 것으로 평가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1월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을 통해 2030년까지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시세의 90%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지난해 대비 19.08% 올라 전국 집값 상승률 7.57%를 크게 웃돌았다.
과세당국이 이번에 발표한 기준시가 상승률도 정부의 공식 통계에서 나타난 오피스텔 매매 가격 상승률을 웃돈다. 국세청은 내년 기준시가가 지난해 오피스텔 거래 현황을 반영했다는 입장인데,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오피스텔 매매 가격은 0.4% 오르는 데 그쳤다. 서울은 지난해 오피스텔 매매 가격이 2.0%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오피스텔은 실제로 거래된 가격과 공실률을 고려해 기준시가를 만들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 가격 변동률과는 시차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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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시장에서 아파트 대체재로 오피스텔이 관심을 받으며 당분간 이런 경향이 짙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유준호 기자 / 송민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