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출금리 왜곡 오해와 진실 ◆
↑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폐지하면서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 금리는 연일 상승하고 있다. 18일 대출상품 금리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는 서울 여의도 한 시중은행 영업점 앞을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박형기 기자] |
18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시중 5대 은행에 따르면 이들의 올 3분기까지 누적 이자 이익은 23조63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이자 이익(21조3810억원)보다 10.5% 증가한 수치다. 이익이 증가한 이유는 코로나19 지속으로 서민 대출이 꾸준히 늘어난 데다 '막판 영끌'에 동참한 내 집 마련 수요가 몰리면서 부동산 대출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실제 5대 은행의 대출 자산은 작년 9월 말 1341조2000억원에서 올해 9월 말 1442조7000억원으로 1년 새 7.6%나 증가했다. 금융당국이 연초에 밝힌 '시중은행 연 5% 이내 가계대출 성장률 상한선'을 뛰어넘은 지 오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세대출이 급증하면서 총대출 자산이 늘었고 이에 따라 이자 이익이 증가한 것"이라며 "대출 금리의 경우 시장금리 상승에 따라 우대금리를 축소하는 식으로 소극적으로 대응했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올해 당국의 지침에 따라 우대금리를 축소하는 식으로 대출 금리를 올렸다. 이에 따라 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의 예대금리 차이는 작년 3분기 1.81%에서 올 3분기 1.87%로 0.06%포인트 상승했다.
은행 이자 이익이 급증한 또 다른 이유로는 조달 비용 감소가 꼽힌다. 은행들 입장에서 정기예금은 주요 비용 요소다. 자금을 조달해 예금 이자를 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 들어 이 같은 비용 부담이 감소하고 있다. 주식이나 부동산 같은 재테크 수요가 급증하면서 정기예금을 중도 해지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작년 9월 말 140조2000억원이었는데 올 3분기에 130조8000억원으로 1년 새 9조4000억원이나 줄었다. 대신 이자를 거의 주지 않아도 되는 요구불예금은 같은 기간 146조6000억원에서 170조3000억원으로 1년 새 23조7000억원이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의 작년 3분기 원화예수금 평균이자율은 1.07%였는데, 올 3분기에는 이 수치가 0.69%까지 떨어졌다. 요구불예금 비중이 높아지면서 은행들이 예금 가입자에게 주는 비
은행들은 이 같은 이익 증가를 '일시적 현상'으로 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고비용 요소인 정기예금이 줄어들면서 전체 이자 이익이 증가한 것"이라며 "외부 요인에 따른 실적 증가이기 때문에 은행들은 신규 수입원 발굴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