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토교통부가 노후 빌라와 단독주택들이 밀집한 전국 9곳을 `소규모 주택정비 관리지역` 2차 후보지로 선정했다. 사진은 아파트 단지와 인접해 있는 서울 마포구 대흥동 일대로 280가구의 공동주택으로 개발이 추진될 예정이다. [한주형 기자] |
소규모 주택정비 관리지역은 지난 2월 4일 발표한 '3080+ 대도시권 주택공급방안(2·4 주택 공급대책)'을 통해 도입된 제도다.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서기 어려운 저층 주거지를 계획적으로 정비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제도로, 관리지역에서 가로주택정비사업이나 자율주택정비사업 등을 추진하면 도로 확장, 공영주차장 설치, 사업면적 확대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이번에 선정된 후보지들은 정비가 시급한 재정비촉진지구(존치지역)나 정비구역 해제지역, 도시재생활성화지역 등에 포함돼 있지만 사업성이 낮아 정비가 이뤄지지 못하는 용지다.
국토부는 "가로주택이나 자율주택사업은 중구난방으로 추진될 경우 나 홀로 아파트나 소규모 빌라촌이 난립할 우려가 있다"며 "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면 지역 내 소규모 정비사업을 보다 계획적으로 추진할 수 있어 난개발을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후보지로 선정된 지역 주민들은 '기대 반 우려 반'이라는 분위기다. 풍납동에서 공인중개업을 하고 있는 김 모씨는 "최근 해당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타운하우스를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가 오가기도 했는데 정부가 관리지역으로 선정한 만큼 개발 논의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서울 풍납동 후보지는 인근 풍납토성으로 인해 개발이 수십 년째 정체된 지역이다. 높이 21m 이상 건물을 지을 수 없고 땅도 2m 넘는 깊이로 팔 수 없으며 터파기 중 유물이 나오면 공사도 중단된다. 국토부는 "문화재청이 지정한 보호구역이라 관련 규제는 변함없이 적용된다"며 "규제를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개발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경우 개발이 추진돼도 규모가 큰 빌라 혹은 나 홀로 아파트가 들어설 수밖에 없다. 김씨는 "높이 규제 등을 해제할 수 없다면 그에 상응하는 인센티브를 줘야 주민들도 수긍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후보지인 서울 대흥동 염리초등학교 주변은 개발에 대한 주민들 의지는 있지만 분담금에 관한 이견이 커 개발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동네 주민 변 모씨는 "수년 전부터 개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분담금을 부담하기 어려운 주민들 반대로 답보 상태에 빠져 있다"며 "수익성을 확 높일 수 있는 방안이 제시되지 않으면 개발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앞으로 후보지 관할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주민들을 대상으로 관리지역 제도와 효과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또 주민들과 협의해 다양한 형태의 소규모 주택정비 관리계획이 하루빨리 수립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한편 국토부는 "지난 4월 말 선정된 1차 후보지 20곳에 대해 기초지자체가 관리계획 수립을 완료한 상태며, 광역지자체에 연내 심의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리지역으로 최종 지정되면 최대 150억원까지 국비를 지원받아 기반시설·공동이용시설 설치비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
안세희 국토부 도심주택공급협력과장은 "재개발·재건축 사업과 같은 광역 개발이 어려운 지역은 관리지역으로 지정해 구역별 소규모 정비사업을 계획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적합하다"면서 "1차 후보지와 함께 2차 후보지도 지자체와 주민 간
국토부에 따르면 이날 2차 후보지 발표로 지금까지 2·4 대책 후속 조치를 통해 확보한 공급 예정 주택은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8만9600여 가구, 공공정비 3만6900여 가구 등 총 44만3300가구에 이른다.
[김동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