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멀어지는 금융허브 ◆
야코블레브 리더는 "종합금융 라이선스를 도입하면 소비자들은 한 금융사에서 여러 가지 상품을 구매할 수 있고 금융사 입장에서는 하나의 시스템으로 여러 상품을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종합금융 라이선스는 은행, 증권 등 각 업권을 아우르는 라이선스를 뜻한다. 현재 한국에서는 은행만 해도 일반은행, 지방은행, 인터넷전문은행 등 세 가지 라이선스로 나뉘어 있고 보험, 증권, 카드 등 업권별로도 라이선스가 분리돼 있다.
야코블레브 리더는 "미국에서는 종합금융 라이선스 발급을 많이 하고 있다"면서 "이미 여러 나라에서 검증이 된 시스템"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그는 "외국 금융사 입장에서 여러 라이선스를 발급받아야 한다면 업권별로 필요한 시스템과 유통망을 구축해야 하는데, 이 경우 중복 투자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진출을 검토하는 외국 금융사에 종합금융 라이선스가 비용과 효율성 차원에서 유리하다는 말이다.
아울러 한국 금융당국의 규제도 지적했다. 그는 "규제는 어느 나라든 완벽하지 않다"면서 "규제를 단계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야코블레브 리더에게 외국 은행들이 한국을 떠나는 이유에 대해 물어보자 이는 대부분 세계적 사업 전략 재편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외국 은행의 영업 방식으로는 소매금융 부문보다는 기업금융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매금융은 대개 기업금융보다는 영업하기 어려운 시장"이라면서 "한국도 마찬가지라서 한국씨티은행이 소매금융을 접고 기업금융만 유지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소매금융의 경우 기업금융에 비해 물리적인 인프라스트럭처와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하고 인력과 관련 비용이 더 소요되기 때문이다. 다만 그는 "외국 은행들이 한국에서 소매금융을 철수하더라도 기업금융은 유지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국내 금융시장은 매우 경쟁이 치열하며 이미 '포화'된 시장이라고 진단했다. 야코블레브 리더는 "한국의 금융자산과 부채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383%에 달한다"면서 "이는 아시아 평균 361%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는 한국인들보다 은행과 거래를 많이 하는 다른 나라 사람들이 드물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야코블레브 리더는 한국 금융시장에서는 디지털화가
[윤원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