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 어도비의 소프트웨어 `포토샵`으로 만든 작품. [사진 제공 = 어도비] |
포토샵으로 대표되는 어도비의 소프트웨어는 디지털 그림 도구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창작자 경제(크리에이터 이코노미·creator economy) 시대를 맞아 어도비는 자신의 콘텐츠를 활용해 수익을 올리는 대표적인 창작자 기업으로 부상했다. 어도비의 최고제품책임자(CPO)이자 디자인계의 소셜네트워크인 비핸스의 창업주 스콧 벨스키는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콘텐츠를 제작하고 관리하고 측정하고 보호하고 수익화하는 데 어도비가 그 중심에 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어도비는 연례 행사인 '어도비 맥스'를 통해 △포토샵에서 NFT로 발행하는 콘텐츠의 저작 정보를 포함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자격 증명을 통해 저작권을 보호하며 △웹을 기반으로 콘텐츠 창작자들이 협업할 수 있도록 하고 △디자인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비핸스를 통해 디자인 콘텐츠의 구독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 스콧 벨스키 어도비 최고제품책임자. [사진 제공 = 어도비] |
또 인공지능(AI) 기술도 대폭 도입했다. 배경을 혼합하고, 색상을 전환하고, 색상과 톤을 자동 일치시키는 '뉴럴 필터' 기능과 영상 길이에 맞춰 배경 음악을 자동으로 편집해 넣어주는 '리믹스'가 대표적이다. 그는 'AI의 발달과 창조는 반대적인 개념이 아니냐'는 질문에 "AI를 통해 귀찮고 반복되는 작업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면서 "크리에이터는 오히려 아낀 시간을 더 많은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도비에 따르면 전 세계 창작 전문가의 90% 이상이 포토샵을 사용한다. 어도비의 모바일 버전인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 앱 다운로드 수는 4억4900만건에 달한다.
벨스키 CPO는 이런 기술력을 토대로 창작자 경제가 꽃을 피울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창작자 경제를 두 가지 기둥에 비유하면서 "콘텐츠 크리에이터, 사진작가 애니메이터 등 직접 창작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수익을 창출하면서 비즈니스 영역으로 들어오고 있는 데 반해 반대편에선 피자집, 세탁소, 골목길 가게 등 수많은 중소상공인들이 콘텐츠 도구를 활용해 직접 마케팅을 하면서 콘텐츠 제작 영역으로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러한 영역 간 중첩으로 인해 창작자 경제가 더욱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어도비는 이처럼 창작자 경제를 지원하는 종합 기업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작년 매출액은 128억68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5%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32억6800만달러에서 42억3700만달러로 29% 늘어났다.
창작자 경제의 리더인 어도비는 혁신에 강한 기업이다. 구독경제 모델을 10년 전에 도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사실상 시장 독점적인 기업이었던 어도비는 소프트웨어를 값비싸게 번들로 판매하는 것을 중단하고, 매출과 영업이익 후퇴에도 클라우드 기반 월별 구독 모델로 전환했다. 이러한 전략은 적중했다. 이를 통해 고객들에게 실시간 업데이트를 제공했고 SNS 시대에 맞춰 빠르게 변화할 수 있었다. 이러한 어도비의 구독 모델은 오늘날 정보기술(IT)업계의 기본으로 자리매김했다.
각종 디지털 글꼴과 디자인 프로그램을 내놓은 데 이어 1989년 포토샵이라는 매킨토시용 그래픽 편집 프로그램을 출시하
[실리콘밸리 = 이상덕 특파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