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호 코리아에셋투자증권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전통 금융자산에 그치지 않고 가상화폐 등 디지털 금융자산에도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기 대표가 가상화폐에 주목하는 이유는 실체를 둘러싼 논란과는 무관하게 이미 자산으로서의 입지가 확고하다는 점 때문이다. 국회 정무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업비트 등 4대 거래소의 가상화폐 거래대금은 3584조원으로, 같은 기간 코스피 거래금액보다 450조원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2019년 코스닥에 상장한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코리아RB증권이 전신으로, 중소·벤처기업 전문 증권사다. 해외 대체투자와 녹색금융, 신기술사업금융회사(신기사) 등 남들이 하지 않는 분야를 개척하며 입지를 다졌다.
해외 대체투자의 경우 인프라스트럭처, 신재생에너지, 기업 대출 등 안정적인 배당에 특화된 투자 상품을 위주로 40개 펀드에 61억달러(약 7조2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모집하는 등 탄탄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기 대표는 "자본금도 부족하고 네임밸류와 해외 네트워크도 없는 '3무(無)' 상태에서 2013년 과감히 도전장을 던졌다"며 "'대형사들도 다 실패하는 마당에 무모하다'며 다들 말렸지만 지금은 주력 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 투자는 업계 최초 기록을 갖고 있다. 국내에 ESG(환경·책임·투명경영)라는 용어조차 생소하던 시절부터 태양광·풍력 사업 금융 지원에 나섰다. 국내 최초 해상풍력 프로젝트인 탐라해상풍력 사업과 2016년 추진 당시 세계 최대 규모였던 군산항 저류지 수상태양광 사업 등이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작품이다. 2016년 개시한 신기사 역시 증권사 중 최초 사례다. 현재 3500억원이 넘는 자산을 운용 중으로 'KAI-바이오펀드 4호'가 수익률 229%를 달성하는 등 성과가 잇따르고 있다.
기 대표는 은행 지점장과 증권사 사업본부장을 거쳐 오너 경영인이 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1986년 한일은행에 입사한 뒤 12년 만에 하나은행에서 지점장에 올랐다. 인사 적체로 대리 승진까지 10년 넘게 걸리던 시절에 일군 성과였다. 그는 "일이 재미있어야 항상 치열하게 살 수 있다"며 "윗사람이 시키는 일만 하면 재미가 있을 수 없다. '윗사람을 놀게 하자'는 마음 자세로 시키려 하는 일을 파악해 먼저 해버렸더니 직장생활이 지루하지 않고 성취감도 커졌다"고 했다.
2000년 부국증권 IB사업본부 대표로 자리를 옮기며 새로운 도전에 나선 기 대표는 2012년 자본잠식 위기에 빠진 코리아RB증권을 인수해 지금의 코리아에셋투자증권으로 탈바꿈시켰다. 기 대표의 투자 철학은 '돈을 젊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곳에 묵혀두며 돈을 늙게 만들지 말고 투자와 기부 등 새 일을 계속 찾아야 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자본잠식 상태일 때부
▶▶ 기 대표는…
△1959년 대구 출생 △한국외국어대 무역학과 △1986년 한일은행 입사 △1998년 하나은행 광명지점장 △2000년 부국증권 IB사업본부장 △2010년 부국증권 부사장 △2013년~현재 코리아에셋투자증권 대표
[노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