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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증권가에 따르면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은 연초 2019조7359억원에서 전날 2166조2103억원으로, 7.25%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2874.50에서 2962.46으로, 3.06% 상승하는 데 그쳤다.
코스피 지수는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산출하는데 연초 대비 시총 증가분과 지수 상승률이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셈이다.
이는 올해 코스피 IPO 시장이 엄청난 활황이었기 때문이다. 올해 코스피 시장에는 21개 기업이 신규 상장했다. 이들 기업의 총 공모금액은 16조4618억원으로, 2018년 7136억원(17개사), 2019년 9152억원(13개사), 지난해 2조1123억원(8개사) 등에 비해 급증했다. 21개 기업이 신규상장했던 지난 2017년의 공모금액은 4조4484억원이었다. 신규 상장한 기업들의 규모도 컸다는 의미다.
현재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30개 종목 가운데 카카오뱅크(시총 28조3456억원), 크래프톤(22조7893억원), 카카오페이(19조1640억원), SK바이오사이언스(16조9830억원) 등 4곳이 올해 상장했다. 올해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이 146조4744억원 증가했는데 이 중 59.6%인 87조2819억원이 이들 네 종목의 상장으로 인한 시총 증가분이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를 개인, 기관, 외국인으로 나눠 각 주체의 매수, 매도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반대편에서 주식의 공급이 늘어나고 줄어드는 것을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지금은 후자에 무게를 둘 필요가 있다"라며 "LG에너지솔루션 등 대형 IPO가 여전히 대기 중이어서 수급 부담은 여전히 국내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을 누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규 상장이 지수 자체에 주는 영향은 중립적이다. 코스피 지수는 1980년 1월 4일의 시가총액을 기준점 100포인트로 정해서 당시와 현재의 시가총액을 비교해 산출한다. 신규 상장, 상장 폐지 등에 따라 코스피 지수가 계단식으로 움직이는 것을 막기 위한 보정 장치가 있다. 신규 상장이 있으면 해당 종목의 시총만큼 1980년 1월 4일의 기준 시가총액을 같이 늘리고, 상장 폐지 종목이 있으면 기준 시가총액을 동일한 금액만큼 줄인다. 지난 1996년 7월 시가총액 7조원, 1000포인트로 출발한 코스닥 시장이 현재 427조원 수준으로 성장했지만 여전히 지수는 1000포인트 안팎인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유상증자로 주식수가 늘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처럼 올해 대어급 IPO의 증가로 주식 공급이 크게 늘어난 점이 지수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대어급 IPO 종목들의 주가가 최근 들어 부진한 점도 지수를 끌어내리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코스피가 단기 고점을 찍은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8일까지 코스피 지수는 2.9% 하락했다. 이 가운데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카카오페이, SK아이이테크놀로지 단 네 종목이 0.58% 가량 코스피 지수를 하락시킨 것으로 추정된다.
이웅찬 하이투자증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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