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게임 요소를 접목한 금융상품이 인기다. 어릴 때부터 컴퓨터 게임을 해온 MZ세대는 이런 방식에 익숙하다. 통상 게임에서는 하나의 '퀘스트'를 해결할 때마다 보상을 주고 다음 퀘스트를 통해 레벨업을 해준다.
이런 방식으로 성취감을 느껴온 MZ세대가 재미 요소를 넣어 추가 수익까지 주는 상품에 몰리고 있다. 금융회사들도 주요 고객층으로 부상한 MZ세대를 겨냥해 관련 상품·서비스 강화에 나서고 있다.
사용자 걸음 수를 측정하는 토스 만보기는 올 9월 서비스 개편 이후 인기가 크게 높아졌다. 지난 9월 이후 2개월간 이 서비스 이용자만 100만명에 달하고, 전체 사용자 중 50%가 20·30대다. 사용자가 급증한 것은 '방문 미션'을 추가한 덕분이다. 이전에는 단순히 걸음 수만으로 포인트를 줬지만, 특정 장소에 가면 포인트를 더 받는다.
귀여운 캐릭터를 주는 카카오뱅크 '26주적금'도 증가세가 가파르다. 최초 가입 금액만큼 매주 적금을 납입하면 카카오톡 캐릭터가 '목표 달성 캘린더'의 빈칸을 채워주고, 26주를 완납하면 0.5%포인트 우대금리를 준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올해 분기별 신규 가입 계좌 수는 1분기 56만건, 2분기 86만건, 3분기 109만건으로 급증하고 있다. 올해 9월까지 적금 가입자 중 20대와 그 이하 가입자가 34.8%, 30대 가입자는 33.5%에 달한다.
시중은행도 금융상품의 게임화 행렬에 동참했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13일 게임처럼 재미있고 위젯으로 빠르게 입금할 수 있는 '하나타이밍적금'을 출시했다. 추가 금액을 넣는 데 게임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접목해 '타이밍 버튼'을 누르면 그 횟수에 비례해 입금이 된다.
하나은행에는 특별금리 1.5%포인트를 주는 '금연성공적금'도 있다. 예금 가입 후 정부의 '국가금연지원서비스'를 신청하고 금연 성공으로 판정되면 특별금리를 제공한다.
NH농협은행이 지난 9월 출시한 'NH샀다치고적금'은 절약을 도전 과제로 설정한 금융상품이다. 소비와 관련된 아홉 가지 아이콘을 원하는 이름과 금액으로 설정하고, 소비를 참았을 때 아이콘을 눌러 입금하면 해당 금액만큼 입금된다. 아이콘을 눌러 입금한 횟수가 150회 이상일 때 1.2%포인트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KB국민은행 'KB Smart★폰 적금'도 같은 방식으로 고객에게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신한은행 ‘쏠편한 작심3일 적금’은 목표를 높게 잡을수록 우대금리를 더 준다. 주 단위 적금으로 일주일 중 요일 하나를 자동이체일로 지정할 때마다 0.1%p 씩 얹어주며 최대 3개 요일까지 지정이 가능하다. 정한 목표만큼 납입이 되면 주차마다 완료 스
이재준 KDB미래전략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연구보고서에서 "금융서비스의 게임화는 단순한 오락을 넘어 소비자들의 금융 앱 사용을 늘리고 고객 충성도를 강화함으로써 고객 확보·유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금융권의 모바일 플랫폼 경쟁 속에서 이런 상품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정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