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로 카드사 주요 수익원이 흔들리면서 내년 영업이익이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정부가 카드가맹점 수수료 인하, 카드론 규제 강화를 줄줄이 예고한 가운데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들이 '페이시장'을 공략하면서 카드사들은 이중고에 빠졌다.
7일 카드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부 카드사가 내년 사업 계획을 위해 경영 사항을 시뮬레이션해본 결과, 정부 방침대로라면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3분의 1이나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치명타는 카드가맹점 수수료 인하다. 아직 정부가 수수료 인하 폭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일정 부분만 인하한다고 가정해도 영업이익 감소 폭의 6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달 중 카드가맹점 수수료율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당정 협의 후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율이 공개되면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이 발표한다. 카드사들은 이 수수료율을 3년간 가맹점주에게 적용한다. 업계는 신용카드 적정 가맹점 수수료율이 1.5% 수준이며, 그 이하로 내려가면 손해를 본다고 주장한다. 현행 가맹점 수수료율은 신용카드 기준으로 연 매출에 따라 0.8~1.6% 수준이다.
실제로 카드사들은 2018년 가맹점 수수료 인하 후 2019년부터 2년간 가맹점 수수료 부문에서만 1300억원가량 영업 손실을 봤다. 하지만 이번에도 '소상공인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정부·여당의 명분에 맞서기 힘들고, 올해 실적까지 좋다 보니 대놓고 '반대한다'고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다.
정부가 내년부터 카드론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포함시키겠다고 밝힌 것도 카드사들의 속을 태운다. 카드사들은 그간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신용판매 결제 부문 적자를 카드론 같은 대출이자로 벌충해
카드채 금리가 올라 자금 조달도 쉽지 않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AA+등급 카드채 민평금리는 지난 4일 기준 2.555%로 지난 1월 1.269%에 비해 128.6bp 상승했다.
[최근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