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예정이었던 SM상선이 기업공개(IPO)를 연기하기로 했다. 명품 핸드백 제조사 시몬느액세서리컬렉션에 이어 두 번째로 대형주가 원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지 못해 상장을 미루게 됐다.
3일 SM상선은 "회사는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회사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철회신고서를 제출한다"고 공시했다. 상장 재추진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SM상선은 이번 상장으로 6092억~8561억원을 공모할 계획이었다. 계획대로라면 4~5일 공모 청약을 거쳐 이달 중순께 증시 상장을 앞두고 있었다. 지난달 21일에는 시몬느액세서리컬렉션이 같은 이유로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최근 증시 부진으로 공모주 시장 분위기도 얼어붙으면서 잇달아 상장이 연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고전하고 있는 공모주 시장 분위기와 피어(PEER) 그룹 및 해운주의 주가 정체로 SM상선 공모주에 대한 시장의 가치 평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이 점차 수요예측 결과, 성장성, 구주매출 비중 등 조건을 깐깐하게 따지면서 구주매출 비중이 높은 대형주에 투자하기를 꺼린다는 분석이다. SM상선은 총 공모 주식 수 가운데 50%를 신주로 모집할 계획이었으며, 시몬느액세서리컬렉션은 이 비율이 20%에 불과했다.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 중
해운 업황 회복에 대해 시장이 확신을 갖지 못했다는 원인도 있다. SM상선 관계자는 "준비를 마쳤지만 급하게 상장을 완료하기보다 시장을 면밀히 관찰해 공모시장 수요가 회복되는 적정 시점에 상장을 재추진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강인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