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조이기' 통했나…가계대출 증가폭 줄고 신용대출 감소 전환

연이은 총량 규제에 가계대출 증가 폭이 꺾였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10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 증가폭은 3조4380억원으로, 9월 말 기준 증가액 4조729억원에 비해 소폭 줄었다. 8월 말 집계한 증가액 3조568억원과 비슷한 수치다. 그 결과 10월 가계대출 잔액은 706조3258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대출 잔액이 줄어든 여파로 분석된다. 지난달 말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9월보다 1721억원 줄어든 140조8279억원으로 집계돼 5개월 만에 감소 전환했다.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5월 3조7366억원 줄어든 이후 6월 5382억원, 7월 1조8637억원, 8월 11억원, 9월 1058억원 등 꾸준히 증가해왔다. 5대 은행은 지난 9월 신용대출 최대한도를 개인 연 소득 범위 이내로 제한하고, 하나은행 등은 신용대출 취급을 중단했다. 주택담보대출의 증가폭도 감소했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주담대 잔액은 전월 대비 3조7989억원 늘었는데, 9월 기준 4조 26억원보다 적다.
다만 전세자금 대출의 전월 대비 증가액은 9월(1조4638억원)보다 1000억원 가까이 늘어난 1조5402억원을 기록해 잔액이 122조9710억원이 됐다. 전세대출이 DSR 규제에서 예외로 분류된 여파로 분석된다. 지난달 26일 정부는 가계부채 보완대책을 내놓으며 대출 이용자의 상환능력 평가를 보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출 시 전세대출은 직접 반영하지 않겠다고 했다.
정기예금 잔액은 652조8753억원으로, 9월 말보다 20조4583억원 늘어났다. 이 수치가 전월 대비 10조원 이상 증가한 것은 13조4476억원 늘어났던 2019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8월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9월 1일부터 금리가 올랐다"면서 또 "지난 달 들어 주식시장이 주춤하면서 정기예금으로 자금이 몰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기적금 잔액은 35조5769억원으로, 전월보다 477억원 늘어났다.
[서정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