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제공 = 제주항공] |
1일 증권가에 따르면 위드 코로나 1단계 시행 첫날인 이날 제주항공은 전일 대비 250원(1.14%) 내린 2만16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진에어는 -1.66%, 에어부산 -1.28%, 티웨이항공 -1.00% 등 상장 LCC 4개사가 모두 약세를 보였다.
이들 LCC 회사의 주가에서는 위드 코로나에 대한 기대감을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달에도 제주항공은 -5.40%, 진에어 -10.43%, 에어부산 -20.29%, 티웨이항공 -2.91%의 낙폭을 보였다. 위드 코로나로 일상이 회복되고 해외여행 재개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있지만 주가에는 전혀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최근 국내 증시에서 위드 코로나 대장주로 떠오른 미디어·엔터업종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하이브는 지난달에만 12.23% 상승했고 이날도 4% 넘게 올랐다. 지난 10월 한달 동안을 보면 에스엠(13.01%), 와이지엔터테인먼트(13.75%), JYP Ent.(22.86%) 등 3대 연예 기획사가 10~20% 가량 주가가 올랐다. CJ CGV와 멀티플렉스 영화관 '메가박스'를 운영하는 제이콘텐트리도 각각 7.58%, 30.60% 뛰었다. 10월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3.20%, 1.09% 하락한 것에 비춰보면 상당히 높은 수익률이다.
똑같은 위드 코로나 수혜주로 꼽히지만 주가의 방향성이 상반되는 것은 실적 회복의 가시성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엔터업종의 경우 12월부터 접종 완료자와 음성 판정을 받은 사람만 입장시킨다는 조건에서 행사와 집회의 인원 제한이 없어진다. 수만명의 관중이 모인 K팝 콘서트도 가능해지는 것이다. 아이돌그룹 BTS(방탄소년단)을 보유한 하이브의 경우 2019년 매출의 32.5%가 공연 수익에서 나왔지만 올해 들어서는 공연 매출이 0원인 상태다. 콘서트가 재개된다면 급격한 실적 상승이 예상된다. 영화관도 마찬가지다. 영화관은 그동안 제한적으로나마 영업을 해왔지만 밤 10시에 문을 닫아야 했고 영화관 내에서 취식도 금지돼있었다. 또 한칸씩 뛰어앉아야 했다. 이 규제가 위드 코로나 시행과 함께 풀렸다. CJ CGV에서 코로나 이전 심야영화 관객의 비중은 전체 관객의 15~20%를 차지했다. 또 전체 매출에서 팝콘 판매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도 10%를 넘었다.
하지만 LCC는 위드 코로나 시행에도 여전히 매출 회복이 요원한 상태다. Fn가이드 기준 제주항공의 3분기 매출액 전망치는 813억원, 영업손실은 703억원이다. 그나마 제주도를 중심으로 국내 여행 수요가 살아나긴 했지만 3분기에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오히려 국내 여객도 역성장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분기 매출액이 3000억원 수준이었음을 감안하면 현재의 실적은 여전히 회사의 존립을 걱정해야 하는 수준이다. 4분기도 매출액 917억원, 영업손실 637억원으로 큰 차이가 없다. 내년 3분기에나 돼서야 매출액 2390억원, 영업이익 40억원으로 흑자를 기록할 것이란 게 증권가의 예상이다. 일본, 중국, 동남아 등 단거리 해외 여행이 언제부터 본격화되느냐가 실적의 키를 쥐고 있는데 국내에서의 위드 코로나 시행만으로는 역부족인 것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