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디즈니가 잇달아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에 진출하면서 '오징어 게임'으로 이미 몸값이 높아진 우리나라 콘텐츠 제작 기업들의 주가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애플TV+는 오는 4일 넷플릭스가 독주하고 있는 국내 OTT 시장에 먼저 도전장을 내민다. 디즈니플러스도 12일 출시될 예정이다. 이들이 한국 시장에 진출하는 이유는 구독자를 확보하는 것은 물론 우수한 한국 콘텐츠를 선점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TV+ 국내 출시 소식에 급등 후 조정을 겪었던 콘텐츠주 주가가 다시 꿈틀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제이콘텐트리 주가는 지난 29일 전 거래일보다 2.94% 오른 7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한 달 동안 주가도 35.92% 급등했다. 제이콘텐트리 주가는 비상장 손자회사 클라이맥스스튜디오가 제작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D.P.' 흥행에 더해 디즈니플러스의 한국 드라마 공급 소식이 겹치며 상승했다. 19일 넷플릭스에 공개될 예정인 드라마 '지옥'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12월과 내년 1월에 발표할 콘텐츠도 이미 확정돼 있어 주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제작사 스튜디오앤뉴를 자회사로 둔 뉴(NEW) 역시 디즈니플러스 관련 수혜주로 떠오르며 29일 전 거래일보다 3.31% 오른 1만71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최근 한 달 동안 주가는 47.84% 상승했다.
콘텐츠주 주가 상승에 힘입어 비상장 콘텐츠 기업들의 상장도 잇따를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시세는 안 오르는데 테마주는 오르는 상황에서 콘텐츠주에 주목해야 한다"며 "상장되지 않은 콘텐츠 기업들의 기업공개(IPO)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드라마 '성균관스캔들' '뷰티풀마인드' 등을 제작한 래몽래인은 지난 28일 코스닥시장으로의 이전 상장 심사를 통과했다. 래몽래인은 2007년 설립돼 2014년 코넥스 시장에 상장한 드라마·영화
다만 애플·디즈니 등 글로벌 OTT와 경쟁해야 하는 CJ ENM 등 국내 OTT 관련 업체들 주가는 오히려 하락했다. 지난달 초부터 상승세를 기록했던 CJ ENM 주가는 25일부터 떨어지기 시작해 29일에는 전 거래일보다 0.06% 감소한 17만6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김제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