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돈 나무'라는 애칭을 얻은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최고경영자(CEO)뿐 아니라 현지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월스트리트베트(WSB) 투자 토론방에 모인 미국 개인투자자들과 서학개미들이 최근 주가 부진에도 불구하고 앞다퉈 메타버스 관련주 저점 매수에 나서는 분위기다.
최근 월스트리트 증권가에서는 메타버스 사업 강화를 본격적으로 선언한 페이스북 대신 스냅 주식에 관심을 가지라는 조언이 나와 투자자들 관심을 끈다. 27일(현지시간) 브렌트 틸 제프리스증권 연구원은 야후 파이낸스 라이브 인터뷰에서 "페이스북이 메타버스 사업에 막대한 자본을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메타버스 개발 측면에선 스냅이 페이스북을 월등히 앞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스냅 주가는 이날 하루에만 6.08% 떨어져 1주당 52.02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28일 이후 최근 한 달 동안 낙폭이 30.10%에 달해 페이스북(-8.35%)에 비해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그럼에도 제프리스증권은 스냅에 대한 '매수' 투자 의견을 유지하면서 올해 2월 목표주가를 기존 61달러에서 85달러로 올렸고, 7월에는 85달러에서 90달러로 다시 한 번 높여 잡은 바 있다.
반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공룡 기업인 페이스북은 10대 사용자 비중이 감소하고 위기론이 부각되면서 월가의 부정적 평가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된 페이스북 내부 문서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10대 청소년이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시간은 지난해 3월보다 16% 줄었다. 같은 기간 18~29세의 사용 시간도 5% 줄었다.
지난 25일 페이스북의 '2021년 3분기(7~9월) 실적 발표'를 전후해 모건스탠리(400→365달러)와 JP모건(450→390달러), 골드만삭스(455→445달러) 등이 줄줄이 페이스북 목표 주가를 낮춰 잡았다.
최근 국내외 증시에서는 스냅 주식 매수세가 두드러진다.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우드 CEO는 최근 주가가 급등한 테슬라 주식을 판 돈 일부로 스냅 주식을 사들였다. 아크 상장지수펀드(ETF) 시리즈는 테슬라 주가가 오르던 지난 21~27일 5거래일 동안 해당 기업 주식을 총 20만6472주 매도한 후 26일에 스냅 주식을 46만2490주 매수했다.
레딧 WSB 토론방에서도 관심을 모은 여파로 스냅은 이번주 국내 투자자 순매수 9위(10월 25~28일 한국결제원 집계·1304만1968달러)를 기록해 매수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와 관련해 틸 연구원은 "스냅이 만든 사용자 가상 이모티콘 캐릭터 비트모지는 사용자들이 증강현실 렌즈를 사용해 어울리는 의상을 입혀 꾸미고 3D 지도에 배치할 수 있도록 하는데, 이것이 메타버스 주력 소비층인 10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이에 따른 회사 성장세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설명했다.
뉴욕증시에서는 최근 주가 부진 속에서도 스냅을 비롯한 메타버스 관련주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6~27일 우드 CEO는 아크 ETF를 통해 스킬즈 주식 48만122주를 매수했다. 스킬즈는 게임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올해 초 WSB 토론방과 SNS 등을 통해 3D 센서·이미지 기술업체인 마이크로비전과 더불어 한국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메타버스 관련주로 인기를 끌었던 종목이다.
다만 스킬즈와 마이크로비전 주가 상승률은 최근 한 달간 각각 4.62%, -29.86%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메타버스 부문 대형주 애플(7.65%)이나 마이크로소프트(13.98%)에 비하면 부진한 편이다.
올해 6월 뉴욕증시에서 메타버스 부문 ETF로 처음 상장한 라운드힐 볼 메타버스도 지난달 28일 이후 한 달 동안 3.83% 상승하는 데 그친 탓에 같은 기간 기술 우량주 위주 주가지수인 나스닥100(5.61%)보다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가에서는 메타버스 관련주 매수를 추천했다. 지난 26일 사이먼 레오폴드 레이먼드제임스증권 연구원은 "페이스북의 과감한 메타버스 투자에 따른 수혜주를 눈여겨볼 만하며, 네트워킹 인프라스트럭처 부문에서 페이스북과 마이크로소프트를
한편 반도체와 관련해 에런 레이커스 웰스파고 연구원은 "페이스북의 메타버스 인프라 구축을 위한 반도체 수요가 늘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감안할 때 엔비디아뿐 아니라 어드밴스트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가 관련 기회를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