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투자의 대가들에게 외면 받고 공매도 단골 대상이 됐던 전기차 테슬라 주가가 1000달러를 돌파했다. 1000달러를 넘긴 것은 지난 해 9월 주식 분할 이후 처음이다. 지난 달 이후 오름세가 눈에 띄면서 한국 개인 투자자들도 매매 타이밍을 저울질 하는 분위기다.
25일(미국 동부시간 기준) 뉴욕증시에서는 테슬라(종목코드 TSLA) 주가가 하루 만에 12.66% 급등해 1주당 1024.86달러에 거래를 마치면서 시가 총액이 1조100억달러를 기록했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1월 26일(883.09달러) 최고점을 기록했다가 2월 이후 인플레이션 우려와 이에 따른 미국 10년물 국채수익률 상승세 속에 하락세를 키웠는데 지난 달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오름세가 시작됐다.
뉴욕증시를 기준으로 테슬라는 여섯 번째로 시총 1조달러 기업이 됐다. 앞서 애플(AAPL)과 마이크로소프트(MSFT), 구글 알파벳(GOOGL), 아마존(AMZN), 페이스북(FB)이 시총 1조달러를 넘어선 바 있다.
이날 테슬라 주가가 급등한 배경은 '미국 최대 렌털카 업체' 허츠가 테슬라 전기차를 대규모 주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자들이 주식 집중 매수에 나선 점이 꼽힌다. 25일 허츠는 오는 2022년 말까지 테슬라 전기차 10만대를 들여오기로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테슬라가 올해 한 해 동안 판매할 자동차 수(소비자 인도 기준 90만대)의 10%에 달하는 수준이다. 10만대 구입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블룸버그통신은 구입 규모가 총42억달러 정도일 것으로 추정했다. 테슬라의 전기차 보급형인 모델3의 경우 가격이 3만990 달러부터 시작하고 더 비싼 고급 모델은 기본옵션만 해도 5만6900달러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한 금액이다.
월가에서도 테슬라 주가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전날인 24일 월가 대형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테슬라에 대한 '매수' 투자 의견을 유지하면서 12개월 목표 주가를 기존 900달러에서 1200달러로 올려 잡았다.
올해 3분기 실적 발표를 사흘 앞뒀던 지난 17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가치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을 향해 "아마도 버핏은 테슬라에 투자했어야 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언급해 투자자들 시선을 끈 바 있다. '오마하의 현인'으로도 불리는 버핏 회장은 '중국판 테슬라'를 꿈꾸는 비야디(BYD)에 투자해왔다. 또 '버핏의 투자 동지'로 통하는 찰리 멍거 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도 테슬라 주가가 급등하던 지난해 초에 "앞으로도 테슬라 주식을 사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머스크 CEO에 대해 "나는 망상 속에서 사는 사람과 엮이고 싶지 않으며 스스로를 과대평가하는 사람이 가진 위험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테슬라는 전세계 자동차 업계 시총 1위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한 때 영화 빅쇼트 실제 주인공 마이클 버리의 공매도 대상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다만 '돈나무 선생님'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CEO는 테슬라 주가가 오는 5년 내 30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긍정론을 강조한다.
한편 허츠는 중국발 코로나19가 미국에서 한창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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