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서비스 시장은 성숙기에 접어들어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합니다." KT 계열사이자 음원 플랫폼인 지니뮤직의 최호창 부사장은 그동안 고성장을 이어온 음원 시장의 한계를 인정하며 미래 먹거리 발굴을 강조했다. KT와 지니뮤직의 이 같은 고민에 대한 대답은 바로 인공지능(AI)과 오디오였다. 최근 국내 최대 전자 독서플랫폼인 밀리의 서재를 인수한 지니뮤직은 AI 오디오 콘텐츠 집중을 통한 음악과 독서의 새 결합을 시도하고 있다.
21일 KT와 지니뮤직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IFC에서 AI 오디오 플랫폼 전략을 발표하는 공동 포럼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최 부사장은 "유튜브 등 글로벌 사업자들이 공격적인 서비스로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며 "음원 스트리밍 및 다운 시장은 이미 저성장 추세에 진입했기에 종합 오디오 플랫폼으로 가야겠다는 전략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지니뮤직 매출의 74.4% 음악서비스에서 나온다. 영업이익은 2018년 68억원, 2019년 81억원, 2020년 114억원으로 꾸준히 늘고 있지만 향후 음악서비스 부문의 성장세가 주춤할 경우 실적 저하에 빠질 우려가 큰 셈이다. 지니뮤직이 지난 9월 밀리의 서재를 인수한 이유도 향후 발생 가능한 매출 정체 상황을 해쳐나가기 위한 새로운 사업 창출의 기회로 삼기 위해서였다.
지니뮤직은 이달 중으로 AI 오디오 플랫폼 서비스를 공개할 예정이다. 밀리의 서재가 제공하던 일부 오디오북 콘텐츠를 지니에서도 들을 수 있도록 연계한다. 이후 다양한 오디오북, 오디오예능, 오디오드라마 등 콘텐츠 범위를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향후엔 KT가 보유한 AI 음성합성 기술 등을 활용해 대량의 텍스트를 음성 변조, 다국어로 변환을 할 수 있도록 적용해나갈 예정이다. KT에 가입된 50여만명의 번들형 고객도 지니뮤직, 밀리의 서재 서비스에 자연스럽게 유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 부사장은 "내년 말 목표 시가총액은 8000억원"이라며 "현재 시장가치 대비 약 2.5배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KT·지니뮤직의 미디어 밸류체인에 포함된 밀리의 서재는 아직까진 영업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누적 구독자수가 올해 3월 300만명에서 9월 380만명으로 크게 증가하는 등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보유 독서 콘텐츠는 10만권으로 추정 매출액도 내년 540억원에서 2024년 1070억원으로 두 배 가량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밀리의 서재는 향후 오디오를 넘어 영화, 드라마, 웹툰
내년엔 기업공개(IPO)에도 나설 예정이다. 서 대표는 "미래 기대가치는 1조원 이상을 생각 중으로 투자자들은 충분히 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창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