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규제로 은행에서 대출받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가운데 20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가 상담을 하러 온 고객들로 가득 차 있다. [한주형 기자] |
갑작스럽게 찾아온 대출 빙하기에 금융 업계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꽉 막힌 대출 바늘구멍 뚫기 꿀팁'이다.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규제 여파로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가릴 것 없이 대출 문턱을 속속 높이고 있다. 이사 등을 앞둔 실수요자들의 혼란이 극심한 가운데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바늘구멍 뚫기'보다 어렵다는 대출 문을 뚫기 위한 다섯 가지 팁을 추천했다.
20일 취재 내용을 종합하면 은행권 관계자들은 "연말까지 대출을 받아야 한다면 은행 영업점별로 대출 한도를 새로 부여받는 매달 1일을 노려라"고 조언했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전년 말 대비 6%대)를 달성하기 위해 연말까지 신규 가계대출 한도를 월별·지점별로 관리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월별 한도가 다 차면 신규 대출이 안 나가는 구조다 보니 아무래도 월초에 영업점들의 대출 여력이 크다"고 말했다. 또 "은행들이 금융당국에 월말 기준 대출 증가액을 보고하고 있기 때문에 월말로 갈수록 대출을 받기 팍팍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출 제한이 이슈가 되고 실수요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은행 창구에는 내년 예정인 전세대출과 주택담보대출 상담도 벌써부터 몰리고 있다. 은행 관계자들은 내년에 이사할 계획이 있다면 가계대출 증가율이 관리 범위 이내로 들어가기 전인 연초에 대출을 받을 것을 추천했다. 스케줄을 조정해 잔금 날짜를 당기는 것도 방법이다. 주택 매매든 전세 계약이든 잔금을 지급하기로 한 날로부터 최대 한 달 전에 은행 대출 승인을 미리 받아놓을 수 있다. 내년 가계부채 증가율 목표(4%)를 감안하면 올해보다 더 강력한 가계부채 관리가 예상된다.
반면 전세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은 고객이 모바일 앱으로 정보를 입력해도 영업점 직원이 은행 전산 시스템에 다시 입력해야 한다. 거액의 대출이나 거래 관계가 복잡한 경우 가급적 영업점 직원을 만나는 것이 대출 여부 등을 신속하게 아는 데 유리하다.
또 주거래은행에 대출을 우선적으로 알아보는 것이 유리하다. 하지만 주거래은행 대출이 막혔다면 신한은행이나 우리은행에 문의해볼 필요가 있다. 지난 9월 말 기준 신한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3.16%, 우리은행은 4.24%로 6%에 육박하는 국민은행, 하나은행 등에 비해 대출 여력이 있다.
중소기업 대출 비중을 60% 이상 의무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지방은행은 가계대출 규제에 대해 시중은행처럼 연 6%대를 획일적으로 적용하지 않는다. 올해 상반기 지방은행 가계대출 증가율은 경남·부산·대구은행이 각각 11.8%, 9.9%, 6.6%를 기록했지만 대출이 중단되지 않았다.
집단대출은 워낙 규모가 커 총량 관리 압박을 받는 시중은행들이 신규 취급을 꺼리는 분위기다. 반면 신협,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에서 은행권 수준의 낮은 금리를 제시하는 경우도 있으니 하반기 입주를 앞둔 실수요자들은 적극적으로 알아볼 필
급히 자금이 필요하다면 정책금융상품이나 서민금융상품 신청이 가능한지 요건을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나은행은 이날부터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상품 판매를 동시에 중단했지만 부동산담보 생활안정자금대출, 새희망홀씨대출, 오토론 등 서민금융상품은 계속 취급할 계획이다.
[김혜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