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유진투자증권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미국에 상장된 테마형 ETF에 323억달러(약 38조7535억원)가 유입돼 지난해 연간 유입액(316억달러)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테마형 ETF의 자금 유입액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늘었지만, 전체 ETF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 수준에 머물러 한국보다 낮았다.
국내에 상장된 테마형 ETF 운용자산은 지난 9월 말 기준 9조7000억원 수준으로, 전체 ETF 운용자산인 64조원의 15%가량이다. 미국 ETF시장과 비교하면 테마형 ETF가 차지하는 비중이 국내가 약 7.5배 높은 셈이다.
테마형 투자란 장기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나 트렌드에 대한 투자를 의미한다.
경기변화에 따른 순환적 흐름에 대한 투자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필연적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변화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인구 고령화나 기후변화, 인공지능(AI) 등이 대표적인 테마다.
국내에서 테마형 ETF 투자가 해외보다 활발한 이유에 대해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는 약 250조원이 넘는 퇴직연금 적립금을 통해 ETF에 투자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퇴직연금 계좌를 통해 ETF에 투자하는 것이 가능해진 2015년 이후 자금 유입세가 뚜렷하게 관찰됐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2016년 대비 지난해 ETF 등을 통한 직접 투자 금액은 15배가량 증가했다. 강 연구원은 "퇴직연금 계좌를 통해 ETF에 투자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지만,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1.2%로 여전히 미미하다"며 "국내에서 거래가 활발한 테마형 ETF 상품으로 자금이 꾸준히 유입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테마형 ETF는 지난해 캐시 우드가 이끄는 아크인베스트먼트에서 기록적인 수익률을 내면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다만 올해 들어 아크인베스트먼트의 ETF 수익률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해외 ETF 브랜드 글로벌X, 블랙록자산운용 등 다른 운용사들 테마형 ETF에 대신 자금이 몰리는 모습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올해 자금 유입세가 증가한 테마는 인터넷, 인프라스트럭처, 사이버 보안 등이었다. 상대적으로 운용자산 규모가 작은 테마 중에서는 전기차, 5G, 물·희토류(희소자원) 등에 자금 유입세가 관찰됐다.
한국에선 2차전지 및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가 압도적인 인기를 끌었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테마형 ETF 중 순자산 규모가 1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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