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114는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이 매매가격보다 더 가파르게 상승했다고 7일 밝혔다. 작년 한 해 동안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은 14.24%로 매매가격 상승률(13.81%)보다 높았는데, 올해 초부터 9월까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도 9.97%로 같은 기간 매매가격 상승률(9.74%)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작년에는 서울 7개 구 전세가격 변동률이 매매가격 상승률을 뛰어넘었는데, 올해는 서울 13개 구로 확대됐다. 작년 7월 말 시행된 임대차2법(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으로 전세매물이 급감하면서 전세가격이 치솟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입주물량이 많지 않은 데다 전세의 월세 전환, 주택 보유자의 실거주 강화 등으로 전셋값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중구는 올해 9월까지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11.97%인 데 비해 전셋값 상승률은 14.94%로 2.97%포인트 더 높았다. 성북구를 비롯해 동작구, 용산구, 마포구, 서초구 등도 모두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이 매매가격 상승률을 1~2%포인트 웃돌았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작년에는 7개 구에서만 전셋값 변동률이 매매값 변동률보다 높았는데 전세시장 불안 지역이 올해 두 배가량 확대됐다"며 "지금처럼 전셋값 상승률이 매매가격 상승률보다 비슷하거나 높을 경우 무주택 실수요자가 내 집 마련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가파르게 오르며 서울 외곽이나 경기·인천 등지로 쫓겨나는 전세 난민들이 생기고 수도권 전세가격도 들썩였다.
이날 발표한 한국부동산원 10월 첫째 주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24% 오르며 상승폭을 확대했다. 지난주 0.21% 상승률보다 더 오른 것이다.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8월 넷째 주부터 9월 둘째 주까지 4주 연속 0.25%씩 오른 뒤 추석 연휴 등 영향으로 9월 셋째 주 0.23%, 넷째 주 0.21% 오르며 2주 연속 상승 폭이 줄었으나 이번주에 다시 확대됐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0.14% 올라 지난주와 같은 상승폭을 기록했고 경기는 지난주 0.24%에서 이번주 0.28%로, 인천은 0.27%에서 0.30%로 각각 상승폭이 커졌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을 통해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곧 전세자금 대출에 대해서도 규제가 가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전세 계약을 서두르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경기 외곽 양주(0.57%), 시흥(0.53%) 등이 전셋값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가을 이사철을 맞아 전셋집을 구하는 수요가 늘어난 데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오르면서 경기·인천 지역에 전셋집을 구하려는 사람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했다.
[권한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