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구 번동 주공아파트 1단지 전용 41.3㎡는 지난달 13층 매물이 6억원에 거래됐다. 작년 12월 같은 면적의 11층이 4억3000만원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약 9개월 사이 가격이 39.5%나 올랐다. 도봉구 창동 주공17단지 전용 36.16㎡와 구로구 신도림동 미성' 전용 37.91㎡도 작년 8월과 올해 8월 각각 1억7400만원(3억7200만원→5억4600만원), 2억2500만원(5억500만원→7억3000만원) 오른 가격에 실거래됐다.
최근 전용 60㎡ 이하의 저가 소형 아파트의 가격이 무섭게 뛰고 있다. 1·2인 가구 등 소규모 가구가 늘어나면서 매수세가 몰리고 있는 데다 가급적 적은 돈으로 '똘똘한 한채'에 투자하려는 이들이 증가한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7일 KB국민은행 월간 주택매매가격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지난 달 전국 전용 60㎡ 이하의 소형 아파트값은 평균 3억3033만원으로, 전달(3억2173만원) 대비 2.67% 급등했다. 올해 들어 9개월 동안 누적 상승률은 20.0%에 달했다. 이는 같은 기간 대형(전용 135㎡ 초과)·중대형(전용 102㎡ 초과∼135㎡ 이하)·중형(85㎡ 초과∼102㎡ 이하)·중소형(60㎡ 초과∼85㎡ 이하) 아파트값 상승률보다 높은 상승률이다.
서울은 지난달 소형 아파트값이 2.34% 상승하며 평균 매매 가격은 8억4599만원을 보였는데 중형(1.91%), 대형·중소형(1.73%), 중대형(1.51%) 아파트를 제치고 유일하게 2%대를 기록했다. 한강 이북에 있는 강북권 14개 구의 소형 아파트값은 지난달 2.51% 상승해 평균 매매 가격이 6억5104만원에 이르렀다.
강북권 소형 아파트값은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9개월간 21.56% 상승해 면적대별로 유일하게 상승률이 20%를 넘었으며 평균 매매 가격도 처음으로 6억5000만원을 돌파했다. 한강 이남 강남권 11개 구의 소형 아파트값도 지난달 2.24% 오르며 면적대별로 유일하게 2%대의 상승 폭을 나타냈다. 강남권 소형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는 지난 8월 9억8천916만원에서 지난달 10억1132만원으로 10억원을 처음 돌파했다.
이처럼 소형 아파트의 몸값이 치솟는 이유는 그만큼 수요가 집중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투자자들은 세금을 비롯한 각종 규제로 인해 저가의 소형 주택으로 몰리고 있고, 실수요자들은 전셋값·집값 상승장에서 동일 금액의 보증금으로 매수할 수 있는 주택을 찾는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금융권이 대출 가능한 금액을 줄여 면적이 작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소형 주택을 매입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1인 가구 급증도 소형 주택에 대한 수요를 키우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1인 가구 수는 전체 가구 수의 40.1%(936만7439가구)를 차지하며 처음으로 40%를 넘어섰다.
올해 1∼8월 서울 아파트 전용 40㎡ 이하 매입 비율은 12.2%로,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6년(1∼8월 기준) 이후 역대 최고치다. 서울에서 전용 41∼60㎡ 아파트 매입 비율도 증가세다. 2018년 1∼8월만 하더라도 29.8%였지만, 올해 같은 기간에는 34.6%로 높아졌다.
울에서 시세 6억원 이하 아파트는 작년
정성진 어반에셋매니지먼트 대표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상승 폭이 낮았던 소형 저가 아파트에 대한 매수 수요가 집중되면서 매물이 빠른 속도로 사라지는 모습"이라며 "당분간 소형아파트 가격 급등세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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