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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은 6일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당분간 일부 신용대출·주택담보대출 상품의 대환대출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전날(5일) 오후 6시부터 '하나원큐 신용대출' '하나원큐 아파트론'의 대출 갈아타기(대환대출) 신청을 한시적으로 접수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환대출은 다른 은행에서 받은 대출을 더 낮은 금리를 제공하는 은행으로 갈아타는 것을 말한다. 고객이 대출을 갈아타면 기존에 대출을 받은 은행의 대출 잔액은 줄어들지만 갈아탄 은행의 대출 잔액은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이와 함께 하나은행은 대출모집법인 6곳을 통한 대출 영업을 연말까지 중단할 예정이다.
같은 날 KB국민은행은 10월부터 가계대출 한도를 영업점별로 관리한다고 밝혔다. 영업점별 대출 한도가 다 차면 실수요자에 대한 신규 대출은 중지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최근 가계대출 관리 증가세가 확대됨에 따라 부득이하게 연말까지 영업점별 대출 한도를 관리하게 됐다"고 말했다.
5일 기준 국민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69조9890억원으로 금융당국 가이드라인인 6%까지 1조5780억원밖에 남지 않았다. 국민은행 영업점이 925개인 점을 감안하면 영업점별 한도가 17억~18억원밖에 남지 않은 셈이다. 이 은행은 지난달부터 신용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주담대의 타행 대환대출을 중단했다.
금융당국이 올해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율을 '5~6%대'로 관리하면서 시중은행들은 연쇄적으로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 9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02조8878억원으로 지난해 말 670조1539억원과 비교해 4.88% 늘었다.
은행권 대출 제한으로 직격탄을 맞는 사람들은 분양받은 아파트 입주를 코앞에 두고 은행 대출을 받으려는 실수요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대 시중은행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중도금대출 잔액은 5조7279억원(5만3023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통상 아파트를 새로 분양받으면 분양가 10%가량을 계약금으로 낸다. 나머지 중 60%는 은행에서 중도금집단대출을 받아 일정에 따라 납입한다.
유 의원실에 따르면 4대 은행에서는 잔금까지 포함해 약 8조원의 대출이 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기존 중도금대출 잔액을 제외하면 은행이 새로 내줘야 할 대출만 3조원에 달한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중도금대출이 가장 많은 곳은 하나은행으로, 1조8928억원(9403가구)
[김혜순 기자 / 이새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