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약 한 달만에 6000만원대로 올라섰다. 최근 국내외 주가가 하락세를 보였지만 비트코인은 상승세를 타며 탈동조화(디커플링)하는 모양새다. 또한 국내 4대 가상화폐 거래소의 원화 예치금이 지난달 말 기준 1년여만에 13배 늘어난 9조원을 넘어서며 가상화폐 시장이 시중 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5일 오전 한 때 비트코인 가격이 6001만원을 넘어섰다. 이는 24시간 전보다 2.48% 오른 수준이다. 업비트에서 비트코인 가격(오전 9시 종가 기준)이 6000만원을 넘은 것은 지난달 6일 이후 처음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달 6일 이후 하락세를 이어오다가 지난달 말부터 오름세로 전환됐다. 업비트 기준 지난달 30일 5.36%, 이달 1일 9.01%, 4일 2.48%씩 오르며 6000만원 고지까지 올랐다.
도지코인 등 해외 주요 코인들도 뛰었다. 도지코인의 경우 이날 오전 한 때 업비트에서 295원을 기록해 24시간 전보다 9.26% 급등했다.
코인 전문가들은 금리인상, 테이퍼링, 중국 헝다 사태 등이 주식시장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반면 코인시장엔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미미한 것으로 분석했다. 최화인 금융감독원 블록체인 발전포럼 자문위원은 "코인이 주식과 부동산의 투자 리스크를 회피할 수 있는 투자 포트폴리오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비트코인에 대한 장기투자 수요가 최근 늘어나면서 주식과 디커플링 현상이 자주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최근 비트코인이 코인 거래소에서 개인 지갑으로 많이 이동되면서 거래소 공급 물량이 줄어든 게 가격을 끌어올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4대 코인 거래소의 실명계좌 원화 예치금이 지난달 24일 기준 9조2035억4000만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6월(6268억5000만원)에 비해 무려 1368.2%나 늘어난 수준이다. 같은 기간 4대 거래소와 실명계좌 계약을 맺은 은행들의 실명확인 계좌는 83만6847개에서 733만6910개로 무려 776.7% 늘었다. 해당 은행들은 케이뱅크(업비트), NH농협은행(빗썸·코인원),
4대 거래소가 이들 은행에 납부한 수수료도 크게 늘어났다. 4대 거래소가 올해 2분기 케이뱅크와 농협은행, 신한은행에 총 169억700만원의 수수료를 냈는데, 이는 1분기 수수료(70억5500만원)의 두 배가 넘는다. 또한 작년 3분기(5억2200만원)와 비교하면 3138.8% 급증한 수치다.
[윤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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