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금융당국의 일련의 가계부채 규제로 대출이 막힌 실수요자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최소한 상환능력만큼이라도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 신규 대출을 아예 중단하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어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가 마이너스통장(마통) 신규 대출을 중단했다. 주요 은행 중 신규 가계대출 취급을 아예 중단한 사례는 NH농협은행에 이어 카카오뱅크가 두 번째다.
이는 금융당국이 카카오뱅크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높다고 지적한 데 따른 조치다.
최근 주요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증가율 억제 기조에 마통 대출 한도를 이미 줄였다.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은행의 마통 한도는 최대 5000만원으로 축소됐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마통 한도를 최대 5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줄였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가계대출 규제에 따라 제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를 차단하기 위해 이미 카드사와 저축은행 단속에도 들어갔다.
이같은 금융당국의 조치로 일부 저축은행은 입점한 대출 비교 플랫폼을 통해 유입되는 대출 신청을 아예 중단했다. 또, 대출만기 연장도 일부 원금을 상환 후 연장하는 방식이 확산하고 있다. 종전에는 대출만기가 돌아오면 연체 등 신용관리에 큰 문제가 없으면 만기를 연장해왔다.
지난달 30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고승범 금융위원장,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한 자리에 모여
일련의 대출규제로 인한 실수요자들의 불만에도 경제·금융당국 수장들은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올해 6%대 증가율을 목표로 상환능력 내 대출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