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가계대출 규제에도 지난달 시중은행들의 가계대출이 4조원 이상 늘어 전체 잔액이 700조원을 넘어섰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연 5~6%)에 근접한 은행이 늘어나면서 연말까지 은행들의 대출 조이기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02조8878억원으로 지난 8월 말 698조8149억원보다 4조729억원 증가했다. 지난달 증가폭(3조5068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잔액이 각각 4조27억원, 1조4638억원 늘어나는 등 가계대출 증가세는 꺾이지 않는 모습이다.
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추가 규제를 예고하면서 가수요를 자극했다"며 "농협은행이 신규 대출을 중단하자 실수요자들이 대출 여력이 있는 다른 은행으로 몰리는 풍선효과도 본격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달 초·중순 고강도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내놓을 전망으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조기 도입, 전세대출 규제 등을 거론하고 있다.
9월 말 기준 우리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4%를 기록했다. 지난 7월 말 기준 2.9%, 8월 말 기준 3.4%에서 가파르게 상승했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각각 4.9%, 5.2%로 금융당국 가이드라인인 5~6%에 바짝 다가섰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 압박에 시중은행은 속속 대출을 중단하고 있다. SC제일은행은 오는 7일부터 주력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퍼스트홈론' 가운데 변동금리 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한다. 퍼스트홈론의 5년 고정금리 상품과 T-보금자리론, 전세대출은 정상 판매된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리스크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 목표를 관리하기 위한 조치"라고
[김혜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