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중앙지법 경매 법정에서 경매를 기다리는 입찰자들 모습 [매경DB] |
아파트값 폭등으로 인기가 치솟은 법원경매 열기가 아파트에서 빌라(다세대·연립주택)로 번지는 모습이다. 특히 가격이 저렴한 20~30년된 노후 빌라는 경매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1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의 빌라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89.7%로 올해 들어 월간 최고치이자 지난달(79.7%) 대비 10%포인트 급등했다.
서울 빌라 평균 낙찰가율은 97.9%로 2008년 8월(107.6%) 이후 13년 1개월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매 건당 평균 응찰자수는 3.8명으로 지난 7월 이후 3명 이상 유지하고 있다.경기는 77.4%에서 82.7%로, 인천은 78.4%에서 83.9%로 각각 오르며 모두 올해 들어 최고치를 보였다.
반면 지난 2월부터 6개월 연속 최고치를 갈아치웠던 아파트 낙찰가율은 소폭 하락하며 7개월 만에 상승세를 멈췄다. 수도권의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 8월 117.0%에서 지난달 116.3%로 오름세가 꺾였다.
친정부지 치솟은 아파트를 살 돈이 부족한 주택 수요자들이 그나마 감당이 가능한 빌라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최근 빌라값이 뛰고 있는 시장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 실제 올해 1∼8월 수도권 빌라 가격 누적 상승률(5.41%, KB부동산 자료 참조)은 작년 같은 기간 상승률(3.42%)을 뛰어넘었다.
이주현 지지옥션 연구원은 "아파트 낙찰가율은 계속된 상승에 따른 피로감으로 일시적 조정을 받은 것으로 봐야 한다"며 "법원경매 시장에서도 매매시장처럼 내 집 마련 수요가 아파트에서 빌라로 번지는 분위기"이라고 분석했다.
경매시장에서 빌라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달 수도권 주거시설 낙찰가율(101.4%)은 2007년 3월(103.0%) 이후 14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다만, 전문가들은 빌라 인기가 치솟고 있지만, 단기간 시세차익을 기대하고 응찰하는 건 위험하다고 조언한다. 아파트에 비해 수요가 적어 환금성이 떨어지고 주택시장에 꺾일 경우 가장 먼저 타
강은현 EH경매연구소 소장은 "아파트는 기본 수요가 탄탄하기 때문에 집값 하락시기에도 버틸 여력이 있지만 빌라는 상황이 다르다"며 "이명박 정부 때 뉴타운 효과를 기대하고 빌라를 샀던 사람 중에 나중에 하락폭이 커지면서 후회한 사람이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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