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이 껴 있는 9월 마지막날 뉴욕 맨하튼 다운타운 일대 모습.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월스트리트, 월드트레이드센터는 다운타운에 위치해있다. [박용범 특파원] |
30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미국 의회가 이날 오후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를 가까스로 막았음에도 불구하고 큰 폭의 하락세로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는 546.80 포인트(1.59%)가 하락하며 33,843.92까지 떨어졌다. S&P500 지수는 1.19% 하락해 4,307.54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지수는 0.4% 하락, 14,448.58 를 기록했다.
S&P500 지수는 9월 한달동안 4.8% 하락해, 팬데믹이 선언된 2020년 3월 이후 최악의 하락폭을 기록했다.
다우지수는 9월에 4.3% 하락, 2020년 10월 이후 최대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9월에 5.3% 하락, 올해 들어 최악의 성적표를 거뒀다.
나스닥 지수는 상대적으로 선방했고, 오후들어 회복세를 보였으나 장 마감 15분을 앞두고 매도주문이 쏟아지며 큰 폭으로 미끄러졌다.
이 같이 뉴욕증시가 약세를 면치 못한 것은 부품 생태계 파괴에 따른 영향이 장기화되고 이는 기업들의 실적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가정 생활용품 판매기업인 베드배쓰&비욘드(BBBY)는 이날 22.18% 하락, 17.28달러로 곤두박질쳤다.
이 회사는 8월에 공급생태계 교란에 따른 영향을 받아 2021년2분기 회계연도에 타격을 받았다고 이날 밝혔다.
의류업체인 갭이 8.02% 하락하는 등 공급 생태계 교란과 물류 대란의 영향을 받는 기업들이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이에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이날까지 3일 연속 인플레이션이 수개월간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참석, "공급 측면의 제약으로 매우 특이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이런 현상이 시간이 가면 완화될 것이지만 언제 이렇게 될 것인지 정확히 말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고 주장했던 파월 의장은 최근 공급망 붕괴에 따른 물가 영향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시장에서 거세게 받고 있다.
계속해서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것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지만 시장의 신뢰를 점점 잃고 있다.
파월 의장은 "향후 수개월간 점점 더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것이고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을 전날 내놓은데 이어 이제는 내년 여름까지는 이런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사실상 인정한 발언이다.
이번주에 비교적 선방했던 에너지주와 금융주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셰브론(-1.82%), 엑슨모빌(-1.77%) 등 대형 에너지 회사들의 주가가 오후 들어 크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골드만삭스(-1.78%), JP모건체이스(-1.36%), 웰스파고(-1.34%) 등 주요 금융회사들 주가 역시 하락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이날 10년물 국채금리는 1.521%에 거래를 시작했고, 오전 한 때 1.555%까지 치솟았으나 증시 마감 시간대에는 다시 하락하며 전일대비 소폭 하락한 1.48% 안팎에서 거래를 마무리했다.
9월 증시의 최대 리스크로 꼽혔던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는 이날 상원에서 임시지출 예산안을 통과시킴에 따라 고비를 넘겼다.
이날 상원은 오후 1시30분께 찬성 65표, 반대 35표로 12월 3일까지 연방정부 예산을 지원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미국 예산안의 회계연도는 매년 10월 1일~다음해 9월 30일로 회계연도 마지막 날에 몰려서야 임시지출안을 통과시킨 것이다.
2022회계연도 예산안 처리를 위한 시간을 두달 벌었지만 앞으로 또 다시 진통
이 소식이 전해진 직후 뉴욕증시는 일부 상승 시도를 했지만 장 막판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인베스코의 멀티애셋 펀드매니저인 세브스티안 맥케이는 WSJ에 "더 힘들고 불안정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며 "앞으로 나아가는데 있어서 지난해부터 목격했던 몇가지 역풍들이 불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 = 박용범 특파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