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9월 29일(18:58)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KG ETS가 환경에너지사업부의 매각을 본격 추진한다.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사업부 정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 열풍이 뜨거운 폐기물 분야여서 건설사와 사모펀드(PEF)의 물밑작업이 일찌감치 펼쳐지고 있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G ETS는 환경에너지사업부를 매각하기 위해 이번주 중 티저레터(Teaser Letter)를 발송할 예정이다. 건설사와 국내외 PEF들이 티저레터를 받고자 매각 측에 문의하고 있다. 티저레터는 매물로 나온 기업에 대한 간략한 정보를 담은 파일이다.
이번 거래 대상은 KG ETS의 환경에너지사업부다. 해당 사업부를 물적분할한 뒤 새로운 주인에게 양도하는 구조다. EY한영이 매각 및 분할 실무를 모두 맡고 있다. 매각 측은 이르면 11월 중순께 예비입찰을 진행할 방침이다.
KG ETS는 지난 1999년 프랑스 폐기물 처리 업체 '베올리아'의 투자로 설립됐다. 2010년 KG그룹이 인수하며 새로운 주인을 맞이하게 됐다. 현재 가정·산업 폐기물 처리 뿐 아니라 집단에너지, 신소재, 바이오 사업 등도 펼치고 있다. 지난달 기준 최대 주주는 지분 46.3%을 보유한 KG케미칼이다.
환경에너지사업부는 KG ETS의 핵심과 마찬가지였다. 작년까지 발생한 매출액과 영업이익의 90% 이상이 해당 사업부에서 발생했다. 폐기물 업계에서 남다른경쟁력도 갖추고 있다. 폐기물을 소각해 나오는 열과 증기 에너지를 발전소에 활용하는 방식을 국내에서 가장 빠르게 도입한 바 있다. 경기도 시흥국가산업단지 내 위치한 소각시설(시흥그린센터) 역시 업계에서 가장 입지가 좋은 것으로 평가 받는다.
그럼에도 KG그룹이 폐기물업에서 손을 떼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룹에 정통한 이들 사이에선 '선택과 집중'의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인수합병 시장에서 몸값이 가장 비싼 산업을 팔고, 확보한 자금으로 다른 부문에 투자하기 위함이란 것이다. 시장 관계자는 "KG그룹 차원에서 철강 산업 강화 뿐 아니라 신사업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폐기물업 거래 가격이 정점에 이르렀다 보고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 건설사들과 국내외 PEF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특히 태영그룹과 SK에코플랜트의 관심이 높은 분위기다. 태영그룹은 수처리 분야 2위, 매립 부문 1위인 'TSK코퍼레이션'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KG ETS 사업부를 인수하면 폐기물과 관련된 모든 분야에 진출하게 돼 수직계열화를 이룰 수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환경 폐기물 업체 'EMC홀딩스'를 1조500억원에 사들이며 사업 영역을 재편하기 시작했다. 플랜트 부문을 정리하고 폐기물 사업을 키우는 식으로 회사의 정체성을 바꾸고 있다. LX인베스트먼트, IBK캐피탈과 함께 친환경 분야에 투자하는 펀드도 조성한 바 있다. 그 밖에
국내외 PEF 중에서도 인수를 타진하는 곳이 상당할 전망이다. TSK코퍼레이션, ESG청원 등에 투자하며 관련 포트폴리오를 늘려온 KKR이 대표적이다. 맥쿼리PE와 E&F프라이빗에쿼티, VIG파트너스 등도 동종 업계에 투자한 이력을 갖고 있다.
[강우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