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전일 대비 1.72% 오른 26만5500원에 마감했다. 이달 들어 6.41% 상승세다. 같은 기간 LG화학은 1.19% 오른 76만7000원, 삼성SDI는 10.59% 하락한 70만9000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처럼 이달 들어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셀 업체 3사 중 주가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것은 유가가 배럴당 70달러를 훌쩍 넘어서며 상승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증시에서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주로 자리매김했지만 매출 상당 부분이 석유화학 부문에서 나와 실적의 기준이 되는 사업 부문은 석유화학이다. 지난해 기준 매출액 34조원 중 30조원가량이 석유화학 부문 매출이다. 국내 증시의 대표 정유주인 에쓰오일은 이달 18% 상승했다.
또한 SK이노베이션이 2차전지 투자를 가속화하는 것도 주가 상승 요인으로 풀이된다. 지난 28일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자동차 회사 포드와 13조원가량을 투자해 미국에 배터리 공장과 전기차 조립 공장을 짓겠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 외에 SK그룹이 전사적으로 2차전지 부문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하는 점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SK그룹 지주사인 SK는 지난 16일 반도체 소재, 전력·화합물 반도체, 배터리 소재 등 첨단소재 분야에 2025년까지 5조1000억원을 투자해 세계 1위 첨단소재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LG화학을 중심으로 배터리셀 업체에 대해 외국인과 기관투자자가 최근 순매수에 나서면서 이들 배터리 대표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LG화학은 최근 5거래일(23~29일)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180억원, 909억원 순매수했다. SK이노베이션은 같은 기간 각각 2225억원, 978억원 순매수했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부문 분사에 따른 지분 희석 우려가 남아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6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이 반대하는 상황에서 배터리, 석유개발사업(E&P)을 물적분할해 신설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배터리 부문 법인(LG에너지솔루션) 출범 후 상장을 추진하는 LG화학과 같은 절차를 밟게 됐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배터리 부문 분사에 따른 주가 희석보다는 성장성에 더 방점을 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배터리 부문 물적분할로 지분 희석 우려보다 시장점유율 상승 효과가 클 전망"이라며 "물적분할을 고려해도 목표주가 36만원은 부담스럽지 않다"고 평가했다. 박일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자회사들의 지분 매각에 따른 지분율 축소 및 물적분할에 따른 30~40% 할인율을 감안해도 저평가 상태"라며 "시장이 우려하는 배터리 신설법인 기업공개(IPO)에도 아직 시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강봉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