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화사기 보이스피싱 [사진 = 매경 DB] |
#C씨는 NH농협은행 대출상담사를 사칭, 본인의 사원증 및 대출거래 약정서를 D씨 팩스로 송부해 은행 직원임을 믿게 한 뒤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신용평점을 높여야 한다. (D씨)계좌로 자금을 입금해 줄테니, 이를 현금으로 찾아 다시 돌려주면 신용평점이 올라 은행 대출이 가능하다"고 꼬득였다. 이에 D씨는 은행 대출이 급했던 터라, 자신의 계좌에 입금된 돈을 찾아 C씨에게 전달해줬다. 하지만 경찰은 "D씨가 돈을 뽑아서 C씨에게 돌려준 행위가 보이스피싱 공범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D씨는 현재 '대포통장 명의인'으로 등록돼 있는 상태다.
대포통장 명의인으로 등록되면 해당계좌의 지급정지는 물론, 전자금융거래 제한과 신규통장개설 제한 등의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대포통장 양수도·대여 시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라 최대 징역 3년, 벌금 2000만원 부과대상이 된다. 범죄 인식 정도에 따라 사기죄, 사기방조죄 등으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매일 9억8000만원씩 알고도 당한다…보이스피싱 피해 10년간 3조2000억 달해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동수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2년 5709건이었던 보이스피싱 사기 사건은 지난해 3만1681건으로 5.5배 폭증했다. 연간 피해 금액은 같은 기간 595억원에서 7000억원으로 11.8배 불어났다.
올해만 보더라도, 7월 말까지 2만402건이 발생해 피해 금액만 5006억원에 달했다. 매일 71건·9억8426만원씩 보이스피싱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676건·1051억원 증가한 수치다. 이로써 10년동안 발생한 보이스피싱 사건은 23만3278건, 피해 금액은 3조2333억원에 달한다.
보이스피싱이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서울(9049건) ▲경기(7804건) ▲인천(2048건)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피해액은 ▲서울(2230억원) ▲경기(1774억원) ▲부산(430억원) ▲인천(376억원) 순이었다.
보이스피싱 주말에도 모니터링…불분명한 앱을 설치 땐 핸드폰 초기화해야
↑ [사진 = 금융감독원] |
보이스피싱 피해예방 모니터링은 고객정보와 의심거래정보 등 거래 데이터를 정교한 필터링 작업으로 의심거래와 정상거래로 신속히 구분하는 'Anti-피싱 플랫폼'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고객 거래를 모니터링하며 보이스피싱을 예방하는 시스템이다.
일례로 신한은행은 주간, 야간 피해예방 모니터링 강화 이후 주말을 이용한 범죄 시도가 증가함에 따라 주말에도 보이스피싱 피해예방 모니터링을 시행하고 있다. 은행업무 경력이 있는 직원을 신규채용해 사전교육 후 9월 말부터 주말 모니터링을 시행한다. 이 은행은 지난 5월, 영업시간 이후 보이스피싱 피해예방 야간 모니터링 업무를 시작해 지금까지 약 324명, 34억원 규모의 피해를 예방했다.
한편 최근 보이스피싱 범죄는 자녀 및 지인 등을 사칭한 문자로 접근해 피해자의 신분증 사진과 비밀번호, 인증번호 등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개인정보를 탈취한다. 또 전화 가로채기 앱, 금융기관 사칭앱(파밍) 등 악성 앱을 설치하도록 유도하는가 하면, 원격 제어앱(팀뷰어)을 이용해 피해자 핸드폰으로 발송되는 각종 경고문자 및 피싱 피해방지 메시지를 삭제해 피해를 키우기도 한다. 따라서 피해예방을 위해 가족, 지인 등이 문자 및 메신저로 금전, 개인정보를 요구할 경우 꼭 전화를 통해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특히, 휴대폰 고장 또는 분실로 연락이 어렵다고 할 경우엔 피싱이 더욱 의심, 바로 메신저 대화를 중단하고 문자를 삭제하는 게 현명하다. 또 출처가 불분명한 앱을 설치한 경우에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만약 대출권유 전화를 받는 경우 권유자가 실제 금융사 직원 또는 정식 등록된 대출 모집인인지 여부를 금융사에 전화해 반드시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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