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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분기 매출 70조원을 넘어서고 3년 전 반도체 슈퍼사이클 때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거란 기대감에서다. 이에 따라 한 달 넘게 갇힌 '7만 전자' 늪에서 빠져나와 주가 반등을 이뤄낼 수 있을지 600만 주주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4일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 3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73조1298억원, 영업이익 15조6825억원이다. 전 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4.9%, 24.8% 증가했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10.8%, 27.5%씩 늘었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반도체 슈퍼호황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던 2017~2018년과 버금가는 수준이다. 2017년 2분기부터 유례없는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간 삼성전자는 이듬해 3분기까지 평균 15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2018년 3분기에는 17조57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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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실적 추이. 2021년 3분기는 추정치. [김승한 기자] |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17일 보고서에서 "3분기 매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70조원 벽을 넘어서고 영업이익은 2018년 3분기에 이은 역대 2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이 같은 실적 호조가 예상되면서 1달 넘게 '7만 전자'에 머물던 삼성전자 주가의 반등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여기에다가 삼성전자를 대거 팔아치웠던 외국인 투자자가 이달 들어 1조 이상 순매수하면서 주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3일까지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 1조3171억원(1711만주)을 순매수했다. 이 기간 순매수 규모 1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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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 [사진제공 = 삼성전자] |
삼성전자 주식을 외면하던 외국인이 돌아오면서 주가 슬금슬금 오르는 분위기다. 24일 삼성전자 주가는 7만7300원에 마감했다. 전날(7만7400원) 보다 0.13% 내렸지만 지난 17일 이후 7만7000원대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10일(8만2300원)을 마지막으로 7만원대로 떨어진 삼성전자 주가는 한때 7만원 초반대까지 내려갔다. 이후 등락을 거듭한 삼성전자 주가는 이달 1일부터 안정세를 찾아가면서 7만원 중후반대를 유지 중이다.
외국인들이 다시 삼성전자를 사들이고 증권사가 삼성전자의 장밋빛 실적 전망을 내놓은 것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황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반도체 수요 폭증으로 파운드리 업계는 주문을 다 소화하지 못할 정도로 초호황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도 지난 2017년 파운드리 사업부를 별도 사업부로 분리한 후 처음으로 가격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선 15~20% 정도로 추정한다. 경쟁사인 대만의 TSMC가 최근 고객사에게 반도체 가격을 최대 20%까지 올리겠다고 통보한 것에 따른 것이다.
덕분에 3분기부터 삼성전자 비메모리 분야 실적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점쳐진다. KB증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2000억원 수준에 불과했던 비메모리 부문의 영업이익은 3분기 7000억원, 내년에는 분기 평균 1조원에 근접할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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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갤럭시Z폴드3(왼쪽)와 갤럭시Z플립3. [사진제공 = 삼성전자] |
다만 D램 업황 둔화가 점쳐지면서 삼성전자의 과도한 D램 편중 구조는 주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말 D램 업황 둔화로 D램 가격이 최대 8%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9만 전자' 복귀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의 전체 영업이익에서 비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8%에 불과한데 D램은 50% 안팎이다. 이에 따라 D램 가격이 인하되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매출에는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
[김승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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