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집단대출 한도 축소로…신규 분양자들 '멘붕'

KB국민은행이 집단대출 중 입주 잔금대출 담보가치 산정 기준을 바꾸면서 신규로 분양받은 아파트 입주를 앞둔 실수요자들의 혼란과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24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오는 29일부터 집단대출 관련 입주 잔금 대출 취급 시 담보 조사 가격 운영 기준이 'KB시세 또는 감정가액'에서 '분양가격, KB시세, 감정가액 중 최저 금액'으로 바뀐다.
예를 들어 분양가 5억, KB시세 10억인 아파트를 신규로 분양받았을 경우 입주 잔금 납입시 기존에는 KB시세에 담보인정비율(LTV) 40%을 적용해 4억까지 대출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분양가의 40%인 최대 2억밖에 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된다.
통상 아파트를 새로 분양받으면 분양가 10%를 계약금으로 낸다. 나머지 중 60%는 은행에서 중도금 집단대출을 받아 주어진 스케줄에 따라 납입한다. 이후 입주 시점에 만기가 긴 잔금 대출로 갈아타면서 대출받은 금액으로 중도금 대출과 잔금 일부를 지급하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이제까지는 신규로 지어진 주택 가격이 워낙 많이 올라 분양자들이 중도금 대출을 갚고 잔금을 납입하는데 전혀 부담이 없는 상황이었지만 갑자기 이들이 수 억원의 자금을 더 대출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타행의 대출 규제 영향으로 대출 증가세가 확대돼 가계대출 적정 관리를 위해 한도를 한시적으로 축소 운영하게 됐다"며 "실수요자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없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인터넷 까페 등에서는 '시중 은행 일부가 갑자기 집단대출 접수를 받지않는다고 통보해 당황스럽다'는 후기가 속속 올라오고 있다.
NH농협은행은 가계대출 증가율이 금융당국 가이드라인(5~6%)를 넘어서면서 공식적으로 신규 집단대출 취급을 중단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지난 8월 신규 중단을 발표하기 전에 일부 기승인 났던 대출만 추가로 진행하고 현재는 신규 대출을 해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혜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