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표준등급 기준 평균 금리는 연 12.54~15.55%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불과 한 달 전인 7월 말(연 12.66~13.96%)보다 하단은 0.12%포인트, 상단은 1.59%포인트 각각 오른 수치다. 카드사들은 서로 다른 대출자의 내부 등급을 같은 기준으로 공시하기 위해 표준등급을 산정한다.
금리를 가장 많이 올린 곳은 롯데카드로 불과 한 달 만에 2.2%포인트 오른 연 15.5%로 집계됐다. KB국민카드는 전달보다 0.71%포인트 오른 연 13.49%, 우리카드는 0.56%포인트 오른 연 13.80%를 기록했다. 현대카드는 연 12.66%에서 연 12.80%로 0.14%포인트 올렸다. 반면 신한·삼성·하나카드는 같은 기간 금리를 0.2~0.36%포인트 내려 대조를 이뤘다.
카드론 금리가 오른 것은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조달 비용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카드론이 급격히 늘어 금융당국이 지속적으로 카드사에 경고를 보낸 것도 영향을 미쳤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카드사 카드론 이용액은 28조9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3.8% 증가했다. 최근 '빚투(빚내서 투자)' 분위기에 대출 수요가 제2금융권으로 몰리는 '풍선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롯데·현대카드는 현재 가계부채 연간 대출 목표치를 200% 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론은 '약한 고리'로 꼽혀 금융당국이 주시하는 부분이다. 연 10%대의 고금리인 카드론은 은행과 상호금융 등을 이용한 뒤 마지막으로 찾는 다중채무자가 많다. 부실의 시작이 카드론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가계대출이 늘고 있는 보험사 대출 금리도 오르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보험사 가계대출 잔액은 126조6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조7000억원 늘었다. 주택담보대출이 1조원 늘어 가장 크게 증가했다. 대출자의 상환 능력을 보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은행권에서는 40%지만, 비은행권은 60%인 점도 보험사 대출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보험사들도 대출을 조절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거나 대출을 중단했다. 생명·손해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KB손해보험의 주담대 금리는 연 3.27%, 삼성생명은 연 3.24%로 전달보다 0.14%포인트 각각 올랐다. 삼성화재 주담대 금리 역시 같은 기간 0.11%포인트 오른 연 3.25%였다. DB손해보험은
은행에 이어 제2금융권도 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소비자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한은은 대출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가계 이자 부담이 11조8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보고있다.
[이새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