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실 주택 밀집지를 바라다 보는 시민 모습 [매경DB] |
23일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아파트 전셋값은 재작년 10월 이후 지난달까지 23개월 동안 꾸준히 올랐다. 특히 새 임대차법이 상승세이 기름을 끼얹었는데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1%대 상승률(1.02%→1.52%→1.10%)을 기록하기도 했다. 1%대 상승률은 2011년 11월(1.33%) 이후 9년 만이다.
전세난이 심각한 수도권의 경우 올해 들어 8월까지 전셋값 상승률이 7.51%로 작년 상승분(8.45%)에 근접했다. 연말까지 3개월 이상 남은 현재 시점에서 전셋값이 작년보다 더 오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대규모 주택공급 계획을 담은 2·4 대책 발표로 3~5월 0.73%→0.52%→0.51%로 주춤했던 수도권의 전셋값 상승률은 강남권 재건축 이주수요와 학군수요가 맞물린 6~8월 0.81%→1.14%→1.18%로 다시 상승폭을 벌리고 있다.
지역별로는 인천이 올해 들어 12.31% 오르며 작년 상승률(9.89%)을 넘어섰고, 경기와 서울도 각각 8.28%, 4.34%로 수도권 평균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인천은 송도신도시가 있는 연수구(17.49%)와 서구(14.10%), 남동구(12.02%) 등을 중심으로 올랐고, 경기는 시흥시(20.09%), 안산 단원구(15.75%), 평택시(13.68%), 동두천시(!3.46%), 남양주시(12.97%), 고양 덕양구(11.98%), 안성시(11.46%) 등의 상승세가 가팔랐다.
서울은 서초구(8.00%), 노원구(6.55%), 동작구(6.28%), 송파구(5.64%), 관악구(5.09%), 성북구(5.07%) 등을 중심으로 올랐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전세난은 새 법이 보장한 계약갱신권을 사용해 기존 주택에서 2년 동안 더 거주를 선택하는 세입자가 늘고, 집주인들이 전월세상한제를 피하려 기존보다 수억원 오른 값에 신규 전세를 내놓으면서 발생한 측면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계약을 연장한 세입자들은 그나마 2년의 시간을 벌었지만, 전세를 구하는 신혼부부나 사회초년생은 급등한 전셋값을 구하지 못해 수도권 외곽지역으로 밀려나는 모습이다.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집주인도 늘고 있다. 실제 지난 8월 서울에서 체결된 아파트 임대차 계약(계약일 기준,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 참조) 총 1만3329건 중 월세가 포함된 이른바 '반전세' 계약은 39.9%(5316건)에 달했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치로, 한달 전인 7월의 35.6%보다도 4.3%포인트 높아졌다.
새 임대차법 시행 전후 1년간의 반전세 거래 비율도 7.0%포인트(35.1%→28.1) 증가했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갱신 거래가 늘면서 시중에 전세 유통 물량이 줄었고, 보증금 인상률이 5%로 제한되면서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전세의 월세화 속도가 빨라지고 내년까지 입주물량도 크게 줄면서 임차인들의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이어 "내년 7~8월이면 임대차법 시행 2년을 맞아 계약갱신 만료 물량이 시장에 나오면서 전셋값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면서 "정책 당국의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서울의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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