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금리가 빠르게 오르는 이유는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로 은행들이 저마다 가산금리를 올리거나 우대금리를 축소했기 때문이다. 은행이 자체적으로 대출 금리를 인상한 폭은 시장금리 등 조달 비용을 반영한 지표금리 상승 폭을 크게 웃돌고 있다.
은행들은 기준이 되는 지표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한 뒤 우대금리를 빼는 방식으로 대출 금리를 산정한다. 지표금리는 정해져 있지만, 가산금리와 우대금리는 은행이 알아서 결정한다.
예를 들어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주 만에 하단이 0.16%포인트, 상단이 0.22%포인트 올랐다. 그런데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같은 기간 변동금리형 주담대 지표금리인 신규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0.95%에서 1.02%로 0.07%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대출 금리 증가 폭이 코픽스 상승 폭(0.07%포인트)의 약 3배에 이르는 셈이다.
혼합형(5년 고정금리 이후 변동금리) 주담대 금리 상승 폭도 지표금리 상승 폭보다 컸다.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지난 3일 연 2.82~4.44%에서 17일 3.17~4.67%로 상승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혼합형 주담대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는 지난 3일 1.94%에서 17일 현재 2.03%로 2주간 0.09%포인트 높아졌다. 하지만 4대 은행 혼합형 주담대 금리 인상 폭은 지표금리 상승 폭(0.09%포인트)의 4배인 0.35%포인트에 달했다.
신용대출 금리도 상황은 비슷하다. 4대 은행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는 지난 3일 연 3~4.05%에서 3.1~4.18%로 올랐다. 최저 금리는 0.1%포인트, 최고 금리는 0.13% 각각 오른 것이다.
지표금리 증가 폭에 비해 대출 금리가 빠르게 오른 이유는 은행들이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에 자체적으로 판단하는 가산금리를 올리거나 우대금리를 줄였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최근 들어 '가계부채와의 전쟁'을 선언하고 대출 증가율을 6%대로 제한하라고 은행들을 압박하고 있다.
은행들은 대출 총량을 관리하기 위해 대출 금리 인상으로 맞서고 있다. 실제 KB국민은행은 전세자금대출과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를 각각 0.15%포인트 올렸고, 신한은행도 전세자금대출 가산금리를 0.2%포인트 올렸다.
은행이 대출
[이새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