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연합뉴스] |
최근 한 주식 관련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이름도 낯선 스팩(SPAC)이 묻지마 투자로 과열 양상을 띄고 있다. 최근 석달새 상장한 모든 스팩주는 상장 첫날 '따상'(공모가 두배의 시초가에서 상한가로 주가가 급등하는 것을 일컫는 말)에 성공했다. 심지어 '따상상상상'도 나왔다. 이번주 스팩주들의 상장과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 일정이 몰려 있어 투자 광풍이 심화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12일 증권가에 따르면 내일인 13일 유진스팩7호가 상장할 예정이다.
유진스팩7호는 이달 초 진행한 일반 청약에서 경쟁률 3921대 1을 기록했다. 역대 스팩 사상 최고의 청약 경쟁률이다. 일반 기업을 포함해도 올해 IPO 시장에서 두번째로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 증거금은 9조8035억원이 들어왔다. 최근 IPO 시장에서 주목 받은 크래프톤(5조358억원), 롯데렌탈(8조4000억원) 보다도 많은 금액이다.
유진스팩7호의 공모가는 2000원으로, 따상에 성공하면 주가는 5200원까지 오르게 된다. 공모주 투자자들의 수익률도 160%까지 오른다.
시장은 따상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최근 상장한 스팩주들의 성과가 워낙 좋기 때문이다. 최근 3개월 내에 상장한 삼성머스트스팩5호, 한화플러스제2호스팩, IBKS제16호스팩 모두 상장 첫날 따상을 기록했다.
특히 삼성머스트스팩5호는 지난 6월 17일 상장 이후 6월 22일까지 4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따상상상상'으로, 공모가 2000원인 주식이 나흘 만에 1만1400원까지 올랐다. 한화플러스제2호스팩도 '따상상'을 찍었다. 한화플러스제2호스팩은 카카오뱅크와 같은 날짜에 일반 청약을 받았지만 청약 경쟁률이 비례 배정 기준 993대 1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청약 마지막날 주관사인 한화투자증권에 투자자가 몰리면서 입금 장애가 발생해 청약 마감 시간이 두 차례나 연기되는 해프닝이 벌어질 정도였다.
유진스팩7호의 상장 첫날 주가 성패는 이후 이어질 스팩들의 청약과 상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에만 유진스팩7호를 포함해 스팩 2곳이 상장하고, 스팩 2곳이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을 접수한다. 13~14일에는 신한제8호스팩이, 14~15일에는 NH기업인수목적20호가 일반 공모 청약을 받는다. 이어 16일에는 대신밸런스10호스팩이 상장한다. 대신밸런스10호스팩은 대어급인 현대중공업과 상장 일정이 겹쳤지만 415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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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서는 스팩 투자의 이상 과열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스팩 주가는 오를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스팩은 일종의 페이퍼 컴퍼니다. 아무런 기업 활동이 없기 때문에 이익도 없고 배당도 없다. 모멘텀이 없으니 주가도 오르거나 떨어지지 않는 게 정상이다.
스팩은 비상장 기업과 합병하기 위해 미리 증시에 상장시켜 놓은 명목상의 회사다.
증시에 상장하려면 기관 투자자들로부터 수요예측을 받고 공모가를 확정해 일반 개인 투자자 대상으로 청약을 받는다. 스팩은 이 과정을 미리 거쳐 투자자 자금을 모은 뒤 상장된 상태에서 비상장사와의 합병한다. 합법적인 우회 상장의 통로라고 할 수 있다.
스팩의 주가가 상승하면 기업 본연의 목적인 비상장사와의 합병이 어려워진다. 해당 비상장사와 스팩의 합병 비율은 비상장사의 기업가치와 스팩의 시가총액을 통해 결정된다. 스팩의 주가가 올라 시가총액이 높아지면 비상장사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이 희석되기 때문에 합병을 꺼리게 된다. 스팩의 주가가 오르면 오를수록 스팩의 합병 가능성은 낮아지는 셈이다. 스팩의 주가는 특정 기업과의 합병이 결정된 후 해당 비상장사의 기업가치에 따라 상승하거나 하락하는 게 일반적이다.
스팩이 상장 이후 3년 내에 합병 대상을 찾지 못하면 자동 해산된다. 이때 투자자에게는 공모가에서 은행 정기예금 금리 수준의 이자를 붙인 금액이 환불된다. 공모가보다 높은 가격에 스팩에 투자했다면 원금 손실이 불가피하다. 지난해 기준으로 17개 스팩이 합병에 성공했지만 7개 스팩이 합병기업을 찾지 못해 상장 폐지됐다. 올해 들어서도 8월까지도 합병에 성공한 스팩과 상장폐지된 스팩은 각각 7곳, 4곳이었다.
그럼에도 스팩 주가가 이상 과열로 치닫는 것은 투자자들의 추종 매매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급등이 급등을 부르는 형국이다. 금융당국도 스팩 이상 과열에 대해 경고를 보내면서 신중한 투자를 당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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