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가주식 쪼개서 매매 ◆
금융당국이 국내·해외 주식 소수 단위 거래를 전면 도입하기로 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질 전망이다. 투자자들의 궁금증 해소를 돕기 위해 일문일답을 준비했다.
―액면분할이 있는데 왜 도입하나.
▷액면분할과 소수점 거래는 기업가치 변동은 없지만 투자자들이 소액으로 고가 주식을 보다 쉽게 거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하지만 액면분할을 하려면 회사는 주주총회 특별결의 등 많은 절차를 밟아야 한다. 반면 소수점 거래는 특정 종목 또는 모든 종목에 보편적으로 적용된다. 액면분할한 종목도 원칙적으로 소수 단위 거래가 가능하다.
―모든 종목이 소수점 거래가 되는지.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증권사들이 예탁결제원과 향후 정해야 하는 부분이다. 당장 올해 안에 시작될 해외 주식의 경우 미국 일부 대형주부터 허용될 가능성이 높다. 내년 3분기 시작될 국내 주식도 코스피200 대형주부터 먼저 풀릴 수 있다.
―소수점 최대 몇 째자리까지 거래할 수 있나.
▷현재 해외 주식에 대해 소수 단위 거래를 제공하는 증권사는 소수점 아래 여섯째 자리까지 매매를 지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다른 증권사들도 여섯째 자리까지 소수점 거래를 허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시간 매매가 불가능한가.
▷그렇다. 증권사는 고객의 소수 단위 주식 매수 주문을 취합한 후 온주로 만들어 매매 주문을 실행한다. 현재 해외 주식 소수점 매매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국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하루 한 번만 주문을 받고 있다. 실시간 매매가 아니라 내가 원하는 가격에 매수·매도를 하기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다만 국내 주식은 해외와 달리 주문 취합 후 실제 주문을 내는 시간을 단축해 1시간 단위 등 하루 수차례 거래가 가능하게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결권과 배당은 어떻게 되나.
▷국내 투자자가 아마존, 애플, 테슬라 등 해외 주식을 1주 단위의 온주로 보유해도 의결권 행사는 사실상 쉽지 않다. 따라서 이들 주식을 1주 미만 소수점 단위로 보유하고 있다면 의결권 행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다만 배당금은 0.1주 혹은 0.5주만큼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LG생활건강 1.7주를 보유한 개인 주주는 1.7주만큼의 배당 수익을 모두 챙길 수 있다. 다만 1주에 대해서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소수점 주식을 보유하면 예탁원이 주주 명부에 대신 올라가고 투자자는 배당 수익만 비례해서 받는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예탁원은 방대한 전산 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
국내 주식의 경우 투자자들의 소수 단위 주식 주문을 증권사가 취합해 온주 단위로 예탁결제원에 맡기기 때문에
[문지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